


리비아에서 동부의 강력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군대가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서 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는 오랜 내전에 시달리는 와중이어서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병력에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통합정부군과의 충돌이 격화됐다. LNA 전투기들이 트리폴리 외곽에서 리비아 통합정부와 연계된 민병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정부군도 이날 LNA의 수도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나흘 동안 양측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뒤 각종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사실상 내전 상태가 이어져 왔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됐다. 통합정부는 2015년 유엔의 노력으로 구성돼 동부 군벌과의 대립을 끝내기 위한 중재가 있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비(非)이슬람계 퇴역 장성 출신으로 2011년 카다피 전 정권의 축출에 앞장섰으며 2014년부터 비이슬람계 무장대원을 이끌고 이슬람주의 민병대 세력과 싸워왔다. 그는 오래전부터 트리폴리를 장악하려고 했으며 서부까지 차지해 명실상부한 국가 지도자로 등극하겠다는 욕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트리폴리 진격에 나선 것은 그가 리비아 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서부지역의 경제가 안정되면서 그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는 등 자신감이 더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무슬림형제단을 반대하면서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터키, 카타르 등 친(親)무슬림형제단 국가들은 무슬림형제단계 인사가 주축인 리비아 통합정부를 지지해왔다. 특히 터키가 하프타르 사령관의 트리폴리 점령을 방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도 리비아 통합정부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LNA의 트리폴리 점령이 현실화할 경우 난처한 상황에 부닥친다.
한편, 미국은 안전이 우려되자 소수의 리비아 주둔 병력 일부를 일시적으로 철수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어 "우리는 하프타르 군벌의 군사적 공격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리폴리 진격을 위한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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