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누구의 마음에서도 생긴다' 는 프랑스의 속담이 있다.
전통음악을 익히고 현재는 업으로 하며 수많은 무대에 서오고 있지만 그렇게 예술가로서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며 느끼는 것은 이 프랑스 속담처럼 정말 예술은 누구의 마음에서도 생기는구나 하는 것이다. 예술과 예술을 하는 사람의 특별함, 남다름에 매료되었던 때도 있었지만 오랜 훈련을 통해 구현해 내고 표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는 것이 달라 조금 특출나는 것이지 예술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무언가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무대를 위한 무대가 따로 있기도 하고 따로 있지 않기도 하다. 세상이 무대고 인생이 캔버스가 되고 각자의 길에서 기로, 선택, 개척, 도전, 성취, 만남, 헤어짐, 계획, 휴식 등의 수도 없이 많은 구도와 기술을 펼쳐가며 그야말로 '삶' 이라는 예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의 일상은 무대를 만든 이, 무대를 비추는 이, 무대에 선 이, 어떤 작품을 볼까 고민하며 티켓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 객석에 앉은 이, 갤러리에 걸린 그림을 그린 이, 그 그림을 감상하는 이, 글을 쓰는 이, 책을 만드는 이, 작가와 세상을 이어주는 이, 글을 읽는 이 등 다양하다. 또 뭉클하거나 기쁘거나 그렇게 함께 공감하고 감동받는 일, 감동의 여운을 짧은 기록으로 남기는 일, 사소한 일상과 소회를 글로 정리하고 일기를 쓰는 일,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 인화하여 부엌 냉장고 자석에 끼우는 일 등도 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며 계절을 느끼고 달라진 공기와 풍경을 만끽한다거나, 흘러가는 구름, 붉게 변하는 해질녘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까지도 무척 일상적이고 평범할지 모르나 그 속에서 생겨난 감정의 교류, 폭발하거나 잔잔히 스미는 감흥, 반복되고 익숙해진다는 것 자체, 이 모든 것이 예술의 한 일부이지 않을까. 그렇게 누구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은 그려지고 또 아름다운 노래로 지어지고 그 마음 속에서 예술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판소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 소리꾼으로, 한 연주단체의 대표로, 한 가정의 주인으로 그리고 이젠 엄마로, 새로운 역할을 맡아 낯설음을 익히고 후회하기도 유연해지기도 했던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며 생각한다. 희게도 검게도 참 다양한 색을 칠해왔구나. 다른 이들도 각자의 그림판에 많은 색을 덧칠하고 있겠구나. 세상을 사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응원과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지금 우리는 어떤 색을 칠하고 있나.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나. 그야말로 사는 게 예술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오늘도 나만의 무대, 나만의 인생, 후회 없는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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