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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오지랖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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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오지랖도 병이다/ 그 일에 왜 끼어들어 생고생할까/ 다른 사람에게는 마치 간 빼주듯 잘해주면서/ 정작 가족에겐 소홀한 사람 보면 그렇다//…주제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다 보면/ 나중에 쓸데없는 일 겪게 된다//…손해 보면서도 오지랖 넓다 보면/ 호의에도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 만난다//….' '오지랖 넓은 사람'이란 어느 시인의 시 구절이다.

아동문학가 이규희의 작품 중에 '오지랖 왕자와 푼수 공주'란 동화가 있다.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나서기 좋아하는 동화 속 주인공들에게 붙인 별명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의 별명에도 불구하고 '오지랖 왕자'와 '푼수 공주'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녔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친구들의 고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한다. 동심의 세계에서나 가능할 일이다.

정작 갑남을녀가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일상에서 오지랖이 넓으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기 마련이다. 여러 문학 작품 속의 뉘앙스도 그렇다. '넌 얼마나 오지랖이 넓기에 남의 일에 그렇게 미주알고주알…'(심훈 '영원의 미소'), '무슨 여편네가 이렇게 오지랖이 넓담…'(박완서 '미망') 등이 그렇다.

'오지랖'이란 윗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앞자락이 넓어 안에 있는 다른 옷을 덮게 되는데, 그것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남의 일에 참견하고 나서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오지랖 넓게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오지랖이 넓다'고 말할 때는 발음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 '오지랖'이 'ㅍ' 받침으로 끝나므로 '오지라비 널따'가 아니라 '오지라피 널따'로 소리내야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모욕적인 언사이다. 퍼주고 뺨을 맞아도 유분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적·문화적 강국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이 인민을 굶기고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의 공산왕조에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대꾸 한마디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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