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치판에 경쟁의 필요성 보여준 대구시의회

요즘 대구시의회가 활발한 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보다 시의원들의 조례 제정 및 자유발언 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모처럼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변화상은 시의회 구성이 양당 체제로 바뀌면서 견제와 경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로 8대 대구시의회는 사상 처음으로 자유한국당 25명, 더불어민주당 5명의 양당 체제가 됐다. 자유한국당 일색에서 벗어나자마자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생긴 것은 놀랄 만한 결과다. 시민단체 의정지기단이 발표한 '대구시의회 의정활동 평가보고서'에는 시의회 개원 6개월 동안 조례 제정 발의 건수는 7대 의회에 비해 3배 늘었고, 5분 자유발언도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분 자유발언의 주제를 보면 과거에는 토목, 건설에 치우쳤지만, 이번에는 인권, 안전, 통일, 교육 등으로 다양해졌다. 시의원들의 자유발언, 시정질문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구시가 바짝 긴장해 시의회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의회의 존립 목적인 시정 견제 및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야가 함께하는 '대구시정 미래포럼' 같은 공부 모임도 활성화되고 있다니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예전만 해도 시의원은 '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풍토에 젖어 있었고,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는 것만으로 공천을 보장받았다.

이번 시의회 사례에서 보듯,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 우리는 특정 정당이 지역 정치판을 독점하면서 부패와 불합리, 줄서기 등이 횡행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로 인해 대구의 활력 상실은 물론이고 대외 이미지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시민 모두의 불행이다. 시민들은 정치판에 경쟁과 균형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신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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