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박필근(92) 할머니가 100년 된 낡고 허름한 집에서 새집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뜻깊은 행사가 22일 열렸다.
행사가 열린 포항 북구 죽장면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오형수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등 박 할머니의 새집을 짓는 데 힘을 보탠 기관 및 단체장들이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 할머니가 새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냈다.
박 할머니는 1950년 즈음 죽장면 친정집에서 살다가 30년 된 20㎡ 남짓의 노후 흙집을 산 뒤 일생을 거주하며 어린 남매를 힘겹게 키워냈다.
이 흙집은 90여 년의 세월에 돌담은 허물어져 가고, 회색 석면 슬레이트 지붕은 낡아 검은색처럼 변했으며, 흙벽 또한 태풍 등 자연재해를 견디기에는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 더욱이 홀로 사는 박 할머니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에 정부 각 부처와 포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박 할머니를 돕고자 나섰다. 지난해 8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데 이어,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후원하기로 하자 새집 짓기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박 할머니의 새집을 짓는 데는 국유지와 도로 등 법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들이 있었지만, 모든 관계 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8개월 만에 모두 끝났다.
'포스코 사랑의 집짓기'란 이름으로 진행된 박 할머니의 새집은 건축면적 46㎡에 1억3천만원(포스코 9천만원,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4천만원)이 들어갔다.
집을 짓는 동안 민간 업체들도 참여해 도면이나 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힘을 보탰다.
진 장관은 "현재 우리 곁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1명이 남아 계신다. 이분들을 소홀함 없이 모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지만, 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이런 점에서 이번 행사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며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열심히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고생을 하며 산 것은 말로 다 하지 못한다"며 "이렇게 집을 지어줘서 너무 고맙다. 여기서 오래도록 살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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