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탈원전' 文대통령 향해 원전 건설 의지 밝힌 카자흐스탄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실권자로부터 한국 원자력발전소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만나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했지만 환경적 관점이 달라져 그 자리에 원전을 건설할 생각"이라고 했다.

취임 이후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적잖게 당황했을 것이다. 탈원전에 목매는 우리나라와 달리 다른 나라가 한국 원전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측의 돌발 제안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줬다. 카자흐스탄이 추진한다면 한국도 참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마 전 방한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에게도 문 대통령은 "원전 사업은 앞으로 100년을 바라보고 같이 가자"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원전 산업이 갈수록 붕괴하는 반면 카자흐스탄, UAE 등 다른 나라들은 우리 원전을 갖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율배반적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국내에서의 탈원전 실상과 그 후유증, 폐해를 카자흐스탄이 상세하게 파악하고도 한국 원전 구매를 추진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성급하게 탈원전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바람에 원전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고, 원전 수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말은 번듯하나 문 정부 들어 원전 수출은 0건이다. 자국 내에 원전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국가에 어느 나라가 원전 건설과 유지 보수를 맡기겠는가. 한국 원전 우수성을 다른 나라들은 인정하는데도 정작 우리는 먹을거리인 원전을 내팽개치고 있다.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원전 우수성을 확인한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