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슈만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녀는 위대한 음악가이자 로버트 슈만(자신의 남편이자 독일 낭만파 음악의 대명사), 요하네스 브람스(독일 작곡가)의 창조적 음악 파트너였다. 클라라는 천재적인 음악인이었으나 어머니로서는 지독하게 불우한 운명을 감당해야 했다. (이 책은 1985년 초판에 이은 재판이다)
◇ 천재적 재능의 피아니스트
클라라 조제핀 비크 슈만(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 1819년~1896년)은 독일의 피아니스트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 5세 때부터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음악을 배웠다. 어릴 때부터 천재 소녀 피아니스트의 명성을 얻었다.
슈만은 클라라 보다 9살 많았지만, 두 사람이 만났을 당시 클라라는 슈만이 올려다보기 어려울 만큼 명성 높은 피아니스트였다. 유명한 직업연주가로서 재능과 경력을 골고루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젊고 아름다웠다.

두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클라라의 아버지 비크는 완강하게 반대했다. 슈만이 비록 작곡과 평론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불투명한 미래를 가진 노총각 일 뿐이었다. 클라라가 끝내 고집을 부리자 아버지 비크는 클라라가 그때까지 연주로 벌어들인 모든 돈을 신용관리 할 것이며 슈만과 결혼한다면 그 돈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 아버지의 결혼 반대와 소송
슈만과 클라라의 끊임없는 호소에도 아버지는 결혼을 반대했고, 두 사람은 결국 '자신들의 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통해 부부로 인정받았다. 1840년이었다. 훗날 평론가들은 이 해를 '가곡의 해'라고 불렀는데, 슈만이 결혼하던 해에 180여곡을 작곡했기 때문이다.

당시 슈만이 작곡한 모든 가곡 속에는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었다. 결혼 이듬해인 1841년에 슈만은 교향곡, 협주곡, 실내곡 등을 작곡했고, 모두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슈만에게 클라라는 그야말로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뮤즈와 같은 존재였다. 결혼 후 두 사람은 러시아, 빈 등으로 연주여행을 했으며, 클라라는 남편 슈만으로 하여금 많은 걸작 가곡을 낳도록 영감을 불어넣었다.
◇ 정신질환 앓는 남편 보호치료
슈만은 결혼과 함께 엄청난 도약을 이루었지만, 클라라는 연주인생을 대부분 접어야 했다. 슈만은 클라라를 언제나 자기 곁에 있도록 했고, 게다가 슈만은 자신이 클라라보다 못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고통을 느끼기도 했다. 슈만은 신경 쇠약기 동안 예술적·경제적·심리적으로 아내 클라라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클라라는 수많은 어려움을 강인한 책임감으로 돌파했다.
슈만은 종종 안절부절 못했고 행동이 통제되지도 않았다. 고함을 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보였고, 발작을 일으키거나 환각과 환청에 시달렸다고도 한다. 점차 슈만은 언어능력을 상실했고 음식물을 삼키지도 못했다.
슈만은 1831년 매독에 걸린 적이 있는데, 자신은 비소를 먹고 매독이 완치된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에는 매독균이 여전이 체내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증상 또한 다른 정신 질환과 유사했다. 슈만의 말기 질병이 매독 3기 증상이라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의 죽음이 매독 때문이라고 확정할 수도 없다.
1856년 7월 29일 슈만은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잠시 외출했다가 병원으로 돌아와 남편의 사망했음을 알게 된 클라라는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사망한 로버트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내가 깊이 사랑했던 남자의 몸 가까이 서 있다. 모든 것이 고요하구나. 로버트가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에 신께 감사드릴 뿐이다. 그의 침대가에 무릎을 꿇었을 때 너무나도 신성한 감정을 느꼈다.'
◇ 슈만과 브람스 음악 해석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클라라 슈만은 국내는 물론 국외 연주여행을 계속했으며, 리스트에 비견하는 명연주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작곡도 했고, 슈만 및 브람스 음악의 해석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말년에는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의 음악학교 교사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녀의 불행은 남편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홀로 된 몸으로 2세부터 14세에 걸친 일곱 아이들을 부양했다. 그리고 자식 넷의 질병과 때이른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다. 그녀의 생애는 그야말로 영광과 고통으로 점철돼 있었다.
◇ 위대하고 치열했던 한평생
이 평전은 크게 두 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는 클라라 슈만의 사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녀가 맺은 인간관계, 가족관계 등을 다루어 독자들이 음악가로서 클라라가 성장하게 된 토대나 자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제2부는 클라라의 음악가적 면모와 그녀의 음악적 성취를 다룬다.
지은이는 "1985년 초판을 쓰던 당시 나는 그녀의 승리와 비극에 치중해 그녀의 삶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 용감했던 여인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이 그녀가 거둔 성취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클라라 슈만의 삶은 위대한 재능, 투쟁, 그리고 생존의 서사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로화로 통합되기 전 독일 100마르크 지폐에는 클라라 슈만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688쪽, 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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