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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산단 가동률 70%선 붕괴…10년 만에 처음

대구성서산업단지가 10년 만에 가동률 70%선이 붕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서산단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성서산업단지가 10년 만에 가동률 70%선이 붕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서산단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 가동률이 10년 만에 70%선 아래로 추락했다. 제조업계는 대구 총생산액(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성서산단 부진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4일 성서산단관리공단이 발표한 '입주업체 경기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서산단 가동률은 69.53%로 전년 동기 대비 2.31%포인트(p) 하락했다. 2017년 4분기(72.43%) 이후 5분기 연속 하락했다. 성서산단 가동률이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2분기 69.9%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이다.

가동률 하락은 지역 대표업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1분기 1차 금속업종 가동률은 79.15%로 전년 대비 4.47%p 감소했고, 섬유업종 가동률도 60.36%로 1년 새 2.01%p 줄었다. 산단 내 비중이 높은 주요 업종 부진으로 1분기 생산액도 4조988억6천30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3.06% 감소했다.

성서산단의 직원 60명 규모 금속가공업체인 A사 대표는 "작년부터 수주물량이 줄어 생산설비 14대 중 24시간 내내 돌리는 것은 절반 밖에 안 된다. 내년부터 50인 이상 사업체에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만큼 직원을 줄이려 한다"며 "성서산단이 상대적으로 땅값이 높은 터라 공장을 팔고 성주, 고령 등 다른 산단으로 이전해 현금을 마련하려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현상 유지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단순히 생산액이나 가동률만 감소한 게 아니라 산단의 체질까지 허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서산단 입주업체는 지난해 4분기 2천922곳에서 1분기 2천931곳으로 9곳 늘었지만 종업원 수는 오히려 5만3천155명에서 5만2천821명으로 줄었다. 성서산단 업체들의 영세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성서산단관리공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지역 중견기업들이 최근 달성군 국가산단이나 경북 성주, 영천 등 새로 조성되는 산단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영세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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