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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희망프로젝트](14)강현구 사회적기업 '동행' 대표

도시락 브랜드
도시락 브랜드 '웰도락'을 운영하는 강현구(오른쪽 두번째) 사회적기업 '동행' 대표가 직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강현구 사회적기업 '동행' 대표는 2010년부터 대구 동구 안심동에서 도시락 브랜드 '웰도락'을 운영한다. 취약 계층 아동을 돕는다는 취지로 출범한 '동행'은 도시락 사업 외에도 급식 시장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원 없이도 자립에 성공했다. 2011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받았던 정부 인건비 지원이 2016년 종료됐지만 지금까지 직원 감축 없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강 대표는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사회적기업 창업을 구상한 특이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현실의 어려움이 사회적기업 창업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강 대표는 "결혼 뒤 생활이 어려워 그동안 모은 돈으로 치킨집을 차렸는데 제법 잘 됐다. 하지만 규모를 키워 피자 프랜차이즈에 도전했다가 쫄딱 망했다"며 "정부에서 사회적기업 공모 접수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강 대표는 도시락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이유로 당시 취약 계층 아동들의 생활 환경을 꼽았다. 강 대표는 "동구 안심 지역은 어린이들이 많고 취약 계층 인구도 대구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하는 곳"이라며 "2010년 당시 지자체가 지급하던 쿠폰은 3천원 정도여서 밥값을 내기에 모자랐다. 추가 비용을 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기로 했다. 가격을 5천원으로 책정하되 쿠폰을 내는 아이들에게는 추가금을 받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제품 품질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위해 질 낮은 재료를 쓰거나 높은 가격을 책정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쌀과 계란부터 고추장까지 모든 도시락 식자재를 지리산에서 기른 친환경 유기농 제품으로 쓰다가 재료값이 도시락값보다 비싸져 지금은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국산 재료를 쓰는 선으로 후퇴했다"는 그는 "그래도 다른 업체 도시락 가격의 식자재 비중이 35% 정도라면 우리는 절반 이상"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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