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는 글쓰기로 가득 차 있다. 회사에 가면 기획서를, 학교에 가면 과제를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영업직이나 자영업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메일을 쓰며, SNS로 홍보를 하며 글을 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은 '쓰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글쓰기 능력만 좋아져도 우리의 하루가 바뀔 수 있다는 결론이 난다. 필자는 대기업, 중소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강의를 다니며 '광고 카피 잘 쓰는 법'에 대한 질문을 157회 정도 들었다. SNS의 카피 한 줄이 상품 매출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숱한 질문에 대한 대답인 만큼 필자는 다음 주까지 2회 분량으로 카피 쓰는 법을 설명하려 한다.
첫째, SNS의 사람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이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그들은 철저하게 당신의 브랜드에 관심이 없다. 그런 관계는 당신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를 볼 때 관심 있게 혹은 진지하게 보는가? 그렇지 않다. 게시물을 넘기는 손가락이 바쁘기만 하다. 그중 아주 자극적인 이미지나 문장을 봤을 때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의무적으로 라이크를 누르고 또 다른 게시물을 찾아 떠난다. SNS는 이런 패턴의 반복이다. SNS는 매우 바쁜 공간이다.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의 장이다. SNS에 글을 쓰려면 이 사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들은 당신과 당신의 브랜드에 전혀 관심이 없다.

둘째, 숫자의 활용은 가독률이 높인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 매출을 올리는 방법들'이라는 글은 위험하다. 그 방법들이 몇 가지인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내 시간을 오랫동안 빼앗기기 싫어한다. 숫자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소상공인 매출을 올리는 7가지 방법'이 훨씬 가독률이 높다. 좋은 글은 이미지로 그려지며 예측 가능하다. 7가지 방법이라고 하면 우리의 뇌는 7장의 카드뉴스의 이미지를 그린다. 그리고 뇌는 안심한다.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명함 한장으로 대박 매출 올리기'보다 '100원짜리 명함으로 1,000만원 매출 올리기'가 훨씬 더 읽고 싶다. 이미지가 그려지고 측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SNS 마케터가 자주 쓰는 카피라이팅 기술이 있다. 카드 뉴스를 포스팅한 후 "8번째 방법은 정말 팩트 폭행! 7번은 실화냐?" 같은 형식으로 콘텐츠를 읽게 한다. 하지만 너도나도 이런 글을 쓰니 너무 식상해져버렸다. 이제는 이런 방법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숫자를 활용하되 담백하게 쓰자.
셋째, 타깃을 명확하게 밝힌다. 광고 카피라이팅에는 이런 법칙이 있다. '당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과 아닌 문장은 천지 차이라고. 예를 들어 '누구나 좋아할 법한 레스토랑'이라는 카피보다 '당신이 좋아할 맛집'이라는 카피가 훨씬 좋다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지목 효과'에 있다. 이 지목 효과는 응급처치에서도 빛을 발한다. 길 가다 쓰러진 사람을 만났을 때 "누가 119에 전화 좀 해주세요!"라는 말보다 "파란 티셔츠 입으신 분이 119 불러주세요. 그리고 흰색 남방 입으신 분은 물 좀 가져와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카피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라는 단어는 나를 지목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당신'이라는 단어도 좋지만, 더 구체적으로 지목해보자. 예를 들어, '미용사라면 꼭 알아야 할 트리트먼트'라든지 '스타트업 대표라면 꼭 알아야 할 세무 법칙'이라고 쓰는 것이다. 당신이 미용사라면, 스타트업 대표라면 이 글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대상층이 명확할수록 메시지의 흡수율은 높다. (2편에서 계속)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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