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아름다운 안동에서는 1천 년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안동 방문 20주년을 기념해 차남이자 왕위 계승 서열 8위인 요크공작 앤드루 앨버트 크리스천 에드워드(이하 앤드루·59) 왕자가 14일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앤드루 왕자는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서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경북도청에 도착해 작은 소나무인 '반송'을 식수한 뒤 하회마을을 찾았다.
하회마을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학생들이 양손에 태극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며 앤드루 왕자의 방문을 환영했다.
이곳에서 왕자는 류창해 하회류씨 서애 종손의 안내를 받으며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199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가장 화제가 됐던 곳도 바로 이곳 충효당이었다.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서양에서는 맨발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데 여왕이 신발을 벗고 충효당에 올랐기 때문이다.
20년 전 여왕이 충효당 마당에 심었던 구상나무를 본 앤드루 왕자는 "나무가 너무 건강하게 자랐다. 20년 전에는 작은 나무였을 것 같다"고 말하며 나무를 잘 키워준 안동시민들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하회마을 내 고택인 담연재로 이동해 여왕의 생일상도 대신 받았다. 올해 93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실제 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방문 20주년을 기념해 안동시가 한 번 더 생일상을 차렸다.
이 자리에서 앤드루 왕자는 여왕의 감사 메시지를 대신 낭독하기도 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앤드루 왕자에게 1천년 전통의 한지에 대해 소개하며 안동 특산품인 한지 두 세트와 물 그릇인 수반을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앤드루 왕자는 "안동에서 살면 1천년을 살 수 있나요"라고 질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앤드루 왕자는 20년 전 여왕이 방문했던 안동 농산물공판장도 찾았다.

공판장 내부를 둘러보던 앤드루 왕자는 쌓여있는 사과를 보며 농협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하나씩 포장된 사과를 보며 상당히 기발하다고 평가하며 "영국으로 수출은 안 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공판장을 떠나 봉정사를 찾은 왕자는 대웅전과 극락전도 살펴봤다. 이곳에서 왕자는 또 다시 신발을 벗고 입장했다. 그는 여왕이 20년 전에 했던 것처럼 돌탑을 쌓고 범종을 타종했다.
앤드루 왕자는 방명록에 "옛 모습을 간직한 산사에서 한국인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음을 느끼고 갑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봉정사 측은 왕자의 방문을 기념해 '대영제국'이라는 사행시 족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이동한 앤드루 왕자는 유교책판이 보관된 장판각을 관람했다.
특히 세계기록유산인 퇴계집 책판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장판각을 관람한 후 왕자는 퇴계 이황 선생이 써 선조에게 올렸다는 성학십도 유교책판 인출을 직접 체험했다.
앤드루 왕자는 한국국학진흥원으로부터 왕의 열 가지 도리를 적은 '성학십도' 어람용 책자를 전달받고 일정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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