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어려워지는 자영업 환경에 대구지역 식당 주인들이 협동조합을 결성, 주목받고 있다. 조합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당을 만들고, 도시락 배달 등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신규사업도 시도 중이다. 대구 북구 유통단지의 '벼리돈가 협동조합' 얘기다.
이순옥 벼리돈가 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구 북구 유통단지 인근 상권이 많이 침체된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더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경쟁이 버거워 협동조합 설립을 결심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2년 전과 비교해 일반 식당은 20%, 술집은 30%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다. 유통단지 업체들이 불황을 겪으며 인근 식당도 손님 감소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며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주변 상인들과 협동조합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첫 사업으로는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협동조합은 지난달 유통단지에 돼지찌개 식당을 차렸다. 최대 1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우선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상가 2층에 매장을 냈다. 조합원 5명이 당직을 정해 번갈아 가게를 지키기로 했고, 종업원은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좋은 시설에 주차비 지원까지 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기존 식당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신 우리는 오랜 시간 식당을 운영한 만큼 맛이나 서비스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합쳐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사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도시락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면서 외식 대신 배달 비중이 늘어가는 시장 환경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협동조합은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도시락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음식 자체보다도 포장, 배달 노하우가 없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역 업체나 배달 플랫폼업체와 협업해 '집밥 맛'이 나는 도시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협동조합 설립 얘기를 처음 꺼냈을 때 주변에서는 만류도 적잖았다. 자기 밥그릇부터 챙기는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그는 그럴 일은 없다고 자신했다.
이 이사장은 "외식업중앙회 대구북부지부 소속으로 오랫동안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해 온 사이다.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며 "혼자 하는 것보다는 같이 해야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고 비용 부담도 적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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