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캔버스에 검은 선들이 '혹은 굵게 혹은 가늘게' 마치 비가 오는 모습을 그린 듯 흘러내리고 있다. 텔레비전 정규방송이 끝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치익~치이익'하는 화면 속 노이즈 현상을 연상시키는 화폭이 인상적이다. 이어 그 옆에 걸린 작품엔 짙은 색의 보라, 빨강, 검정색 바탕에 수많은 점들이 찍혀 어떤 형상을 만들고 있다.
선 혹은 점이 무수히 찍히고 그려진 그림. 그것들은 어쩌면 해독이 될 만한 암호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대미술가 박종규가 'Beacon-Code'란 제목으로 갤러리 분도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Beacon은 전자통신기술에서 무선으로 표시되는 고주파 신호를 의미하는데 'Beacon-Code'는 작가 박종규가 올 한 해를 전망하며 택한 프로젝트 이름이면서, 비행기 또는 선박이 가는 길을 제시하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작가는 디지털 픽셀의 시각적 이미지로부터 영감을 받은 0차원(점)과 1차원(선)의 패턴을 기본적인 모티브로 해서 무수히 많은 선과 점의 화폭을 그려내는데 이는 시각보다 청각적 형식에서 비롯된 이미지와 유사하다. 여기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는 바로 '잡음의 시각화'이다. 이는 잡음의 시각화와 'Beacon-Code'를 통해 작가가 일종의 창작 행보를 쉼 없이 전진하겠다는 자기 다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박종규는 회화와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일까. 전시실 2층엔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어두운 공간 속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는 6월 15일(토)까지. 문의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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