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장궁대학교 웨이푸찬 특별초빙강좌교수는 미세재건 수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특히 그는 1천600명의 환자에게 1천835개의 발가락을 이식, '족지전이술(toe-to-hand transplantation)'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한 의사다.
족지전이술이란 사고로 엄지손가락이 절단됐을 때 자신의 발가락을 떼서 붙이는 것으로 미세재건 수술의 꽃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대구 W병원이 가장 많은 수술을 하고 있다.
웨이 교수는 2003년 장궁의과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이래 장궁병원을 2만6천례의 미세 수술 과정을 수행한 세계 최고의 미세수술센터로 발전시켰다. 장궁병원의 수 많은 수술 경험은 세계 각국 의사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우상현 W병원장도 이곳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웨이 교수와 사제(師弟)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대한수부외과학회 춘계 미세-수부 합동심포지엄 참석에 앞서 대구 W병원을 방문 특강을 하고, 병원 시설과 수술 현황을 살펴본 웨이 교수를 인터뷰했다.
-한국 제자가 설립한 병원을 둘러 본 소감이 어떤가.
▶W병원이 미세접합 수술 분야에서 한국 최고라는 명성을 들어서 잘알고 있다. 전문병원으로 환자만 치료하는 일반적인 클리닉이 아니라 전공의를 수련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매우 의미있고 인상적이다.
-미세재건 수술의 대가가 볼 때 이 분야 한국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의료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다. 일반 손 수술은 미국, 유럽이 앞서지만 수지접합 미세 수술은 아시아가 낫다. 서양은 기구를 이용한 수술 기법은 발전시켰지만 한국, 대만처럼 젓가락 사용 등 어릴 때부터 미세한 손 놀림에 익숙한 것이 도움이 되었지 싶다.
-2017년 한국 최초로 W병원 주도로 팔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 대만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팔이식 현황은 어떤가.
▶팔이식 수술은 1999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그 이전부터 연구를 해왔다. 대만도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로 늦춰지다가 2014년 첫 시술이 이뤄졌고, 지금까지 총 4건이 수술이 있었다. 이식 수술의 기술은 비슷할 수 있지만 수술 후 환자의 기능적 회복 결과는 면역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전문병원보다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쏠림이 심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병원 규모가 크면 좋다는 생각은 어느나라나 비슷한 것 같다. 대만도 의료 질과 접근성 측면에서 최고지만 대형병원으로의 불필요한 방문이 많다. 정부가 대형병원과 로컬병원이 다루어야할 적정 질환 가이드가 있지만 엄격히 지켜지지 않는다. 다만 큰 병원은 작은 수술을 거부하고, 작은 병원은 큰 수술을 하지 않아야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쌓일 것이다.
-사립 대학에서 출발한 장궁병원이 세계병원평가에서 아시아 1위로 발전한 배경은 무엇인가.
▶대만 내 4개 지역 1만1천개 병상을 가진 장궁병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다.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연구 기능을 중시한다. 국내외 유능한 의료진 영입에 적극적이다. 성형외과만 하더리도 1980년대 중반 이후 한·중·일, 독일, 영국 및 미국을 비롯해 세계 68개국 1천200명 이상의 의사와 학자를 교육했다.
-일흔셋의 나이에도 수술 현장을 지키고 가르치고 계신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미세 수술은 외상 외에 암 치료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양 제거 수술을 한 다음에 미세재건이 도와주지 않으면 치료의 완성이 될 수 없다. 40년 넘게 특정한 분야에서 인류에 기여한 임상 경험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의 경험과 연구를 다음 세대에 교육하고, 후학들에게 영감을 붙어 넣어주는 것을 소명으로 삼겠다.

※웨이푸찬 교수는?
웨이 교수는 족지전이술과 같은 복잡한 외과 수술을 수행하고 하악골과 말단 뼈를 재건하기 위해 혈관화된 비골 조직을 사용하는 등 혁신적인 기술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 다큐멘터리 전문 디스커버리 채널은 대만의 혁신사례로 웨이 교수의 미세재건 수술을 소개했다. 방송에선 총상으로 아래턱을 잃은 홍콩 여성 환자에게 환자의 다리 뼈를 이용한 턱 재건술뿐 아니라 사고로 열개의 손가락을 잃은 대만 남자에게 족지전이술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의 수술 능력은 세계재건미세수술학회(WSRM)가 2001년 대만에서 첫 번째 총회를 개최한 주요 요인이었고, 2002년과 2003년 WSRM 회장을 역임했다.
▷1972년 대만 가오슝 의과대학 졸업 ▷1979~1981년 캐나다 토론토대학 미세성형수술 임상교수 ▷1983년 미국 루이빌대학교 수부 미세수술 임상교수 ▷1990년 대만 장궁기념병원 및 장궁대학교 교수 ▷2012년 대만 제29대 학술진흥원 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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