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간 유럽연합(EU)을 이끌어갈 EU 집행위원장 인선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후임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대립 양상을 보인다고 전했다.
EU는 지난 2014년부터 이른바 '슈피첸칸디다텐'(대표 후보) 제도에 따라 집행위원장을 선출해왔다. 이는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들이 대표 후보를 내세워 선거를 치르고, 선거 결과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치그룹의 대표 후보를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되도록 하는 제도다.
슈피첸칸디다텐에 따르면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는 EU 내 최대 정치그룹인 유럽국민당(EPP) 그룹의 대표 후보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이 된다. 베버 후보는 독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슈피첸칸디다텐에 반대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이 주도하는 EU 권력 지형을 뒤엎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도 우파 성향의 EPP를 배제하고 중도와 좌파 세력이 연대해 새로운 집권세력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 EPP의 의석수는 221석에서 180석으로, S&D의 의석은 191석에서 145석으로 줄어들었다. 두 정치그룹의 의석을 더해도 325석에 불과해 지난 40년간 EU 정치를 주도해온 EPP와 S&D의 과점체제가 붕괴했다.
반면, 녹색당 그룹의 의석은 50석에서 69석으로, 중도성향의 자유민주당(ADLE) 그룹의 의석은 67석에서 109석으로 늘었다. ADLE의 의석수가 급증한 것은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합류한 때문이다.
LREM과 ADLE는 공동 성명을 통해 "유럽의회 내 새로운 권력 균형은 당파적 노선을 넘어 강력한 다수를 구축할 수 있는 집행위원장 후보를 요구한다"며 "우리는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모든 후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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