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보훈 가족의 '북한 사과' 발언이 전할 가치가 없다는 청와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북한을 도와주더라도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한 유가족의 발언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 1950년 8월 자원입대했다가 두 달 만에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아들 성택 씨는 "화해는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며 "69년이 지나도 사무친 원한이 깊은데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평화를 말한다면 또 다른 위선이고 거짓 평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도 참석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김 씨의 다른 발언과 사연은 자세히 전달했지만 사과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뭐냐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해명이라고 한 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였다.

기가 막히는 가치 전도이다. 김 씨의 발언은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소개할 가치가 없는 것'이란 소리 아닌가. 북한의 침략으로 가족을 잃은 보훈 가족에게 북한의 사과만큼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것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없는 것이라면 무엇이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다는 것인가.

문 대통령의 '무반응'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지자면 '북한 사과'는 김 씨에 앞서 문 대통령이 먼저 했어야 할 발언이다. 그것이 보훈 가족에 대한 진정한 예우이지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웃는 얼굴로 사진만 찍는 게 예우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공동체의 품위를 높이고 국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 "보훈 가족을 보듬는 정부가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허하게만 들린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하고 후보 추가 모집을 결정했으며, 이는 현역 지자체장이 컷오프된 첫 사례로, 이정...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붉은사막'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6일 한국거래소 기준...
정부의 강력한 주택 시장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로 알려진 개그맨 황현희는 자신의 부동산 보유 의사를 밝히며 '부동산은 버티면 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