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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덕의 스타트업 스토리] 고마워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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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덕 컴퍼니비 대구경북센터장
김경덕 컴퍼니비 대구경북센터장

스타트업 멘토가 전해준 일화 하나. "저녁 10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 몇 년 전 멘토링을 했던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극단적인 선택도 고민할 만큼 형편이 어려운 스타트업이라 받을지 말지 고민했어요. 다행히 좋은 기회를 살려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되어 여러모로 고맙다는 말을 해주더군요. '고마워요'라는 단어가 계속 머리를 맴돌며 최근 들어본 말 중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컨설팅보다 멘토링이 어울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사업 진행 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안하는 컨설팅은 스타트업에는 꽤 버거운 프로세스이다. 그러나 미래 비전 설계를 도와주고, 목표 설정을 함께 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멘토의 멘토링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특히 창업 경험을 가진 멘토는 아이템 성공 여부보다는 후배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조언을 건네주며 연대감을 전해주지만 소양이 부족한 일부 멘토들로 인해 자주 비난의 대상이 된다. 심지어 일부 정부 사업에서는 멘토의 지문 입력까지 의무로 시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창업을 경험하는 세대가 젊어지고 창업이 미래가 될수록 뛰어난 멘토의 존재는 더욱 부각되고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필자도 멘토링으로 큰 보람을 느낀 경우가 있었다. 1년 전쯤 위기 상황에 있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서로 힘든 상황이 많아서인지 편하게 다양한 이야기와 위로를 나누었는데 마지막에 '고마워요'라는 말을 듣고 나서는 많이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그 대표는 시련을 딛고 일어서 최근에는 대통령 앞에서 아이템과 기술을 시연했고 대기업 협업과 광고 론칭을 준비하는 등 성공 직전의 단계에 와 있다. 이제는 내가 전해주고 싶다. "고마워요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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