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응원과 기도 속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 몸에는 수혈받은 한국 국민들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빗발치는 총성을 뚫고 남한으로 귀순한 판문점 탈출 병사 오청성(27) 씨. 27일 오후 2시 범어도서관에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대구본부 주최로 열린 '3·1운동 100주년 2019 통일 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주제 토론자로 나선 오 씨는 "북한에서도 한류와 한국문화에 대해 익히 접해왔다"면서 세계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과 한국에 대한 동경으로 귀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개성에서 태어난 오 씨는 군인 출신 아버지를 둬 비교적 넉넉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이른 나이에 입대하는 북한 상황 탓에 만 17세에 군에 입대한 오 씨는 군 복무 8년 차에 접어들 무렵 판문점을 넘어 귀순했다.
당시 오 씨를 추격한 북한 군인들이 쏜 총알은 총 40발. 이 가운데 5발이 그의 몸에 박혔다. 중상을 입은 오 씨를 극적으로 살린 건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었다. 오 씨는 "병원에서 약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어떻게 살지 막막했는데 이국종 교수님께서 한국에서 살고 있는 '고향분'들이 3만명에 달하고, 변호사, 의사가 된 분들도 많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오 씨는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음주운전, 살인 등으로 귀순을 결심하게 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북한에 피해를 주고 한국에 온 게 아니다"고 말했고, 하나원 퇴소 후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한 청년이 된 그는 북한 청년들의 변화와 실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전했다. 개성공단 인근에서 나고 자란 오 씨는 초코파이를 비롯해 공단에서 생산되거나 흘러나오는 한국 상품들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뿐 아니라 밥솥, TV, 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들을 자주 접하면서 북한 청년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씩씩하게 말을 이어가던 오 씨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 이야기를 하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파주에서 출발하면 집까지 30분 만에 닿을 수 있지만 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통일은 어느 순간에 반드시 이뤄진다'고 강조한 오 씨는 향후 통일 관련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오 씨는 "지난 3~4월쯤 한국에서 사는 의미를 찾지 못해 무척 괴로웠는데 지인 분이 제가 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극적으로 귀순한 제 존재 자체가 분단의 아픔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앞으로 통일로 가는 밑거름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오 씨 외에도 탈북박사 1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 주제토론에 나섰고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회원 등 2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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