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왜구는 한국 사람이면서 일본 편을 들거나 일본에 부역하는 자생적 친일파를 가리킨다.
필자도 토착왜구인 것 같다. 한·일 역사 문제는 제쳐두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촉발과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먼저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은 일본과 관련해 역사 문제이든, 경제 문제든 정부·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면 '토착왜구'로 낙인찍고 일본 총리 아베 편을 들려면 도쿄에서 살라한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면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토착왜구'가 되는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전문가나 학계 인사, 언론, 야당도 모두 토착왜구다.
토착왜구들의 요구는 일본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또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집권 여당의 수장으로서 왜 이러한 사태가 터졌는지 최소한의 '되돌아 봄'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을 파기한 이면에는 무슨 대단한 복안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말짱 맹탕이었다. 결과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었다. 일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토착왜구로 낙인찍는 그들은 누구인가? 21세기 대명천지에 3대 세습 독재를 하는 북한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요, 범죄인 인권 보호는 그토록 떠들면서도 수백만 명을 아사시킨 북에 대해선 성명서 한 장 못 내는 비겁한 자들이다. 핵으로 동족을 위협해도 평화가 도래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우리 군인들을 무참히 살육하는데도 북의 소행이 아닐 것이라 우기는 자들이다.
국민들은 그들을 토착종북, 주사파라 부른다. 이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류다.
토착종북의 토착왜구 공격은 결코 우연이라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북한 대남모략 선전선동기구 조평통 인터넷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3월 28일 "토착왜구는 한마디로 얼굴은 조선 사람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란 뜻"이라고 정의했다. 토착종북 세력에 정치 투쟁 프레임을 교시한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집권 여당을 비롯한 종북 좌파 진영에서는 내년 총선을 '토착왜구 프레임'으로 치르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에, 우리 국민들에게 과연 누가 더 해로운 존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정부가 과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며, 불안하기 짝이 없는 외교·안보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를 지켜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
국운과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국가 과제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토착종북 외엔 없을 것이다.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는 걸 보면 마치 선조 임금이 명량대첩 후 "이순신으로 하여금 열두 척의 배로 일본을 물리치게 한 건 나의 결단력 때문"이라면서 전란을 초래한 근원적인 사태를 외면한 것과 다를 바 없다.
12척의 거북선만 남기까지 수많은 거북선과 판옥선이 다 깨부심을 당한 건 선조 자신의 과오이다. 시대를 넘어 지금 12척의 배로 유일하게 분투하고 있는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우리 기업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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