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병원, 카자흐스탄 어린이 심장수술 '새생명 선물'

'2019년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 국경 넘은 인술
15세 소녀 타비파 "꿈만 같다.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타비파와 아버지. 안동병원 제공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타비파와 아버지. 안동병원 제공

한국에서 6천㎞ 떨어진 카자흐스탄 서쪽 끝 아티라우시에 살고 있는 15살 소녀 타비파(Tabifa Yerzhanova)는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가정형편으로 수술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타비파는 6살 때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부모는 일용직으로 한달에 300달러 정도의 수입으로 생활비도 빠듯해 10여년 동안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아본 기억이 없다.

이 때문에 타비파는 자연스럽게 독서를 좋아하고 옷 수선을 취미로 즐겨오면서 장래 디자이너의 꿈을 꾸면서도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은'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이 같은 소녀의 희망을 안동병원이 경상북도의 도움으로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2019년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에 참여해 심장 수술을 통해 이룰 수 있도록 했다.

타비파는 아버지 알라베르디 씨와 함께 지난 5일 입국 안동병원에 도착해 심장MDCT, 심장초음파, 경식도심장초음파 등 기본검사와 정밀검사를 받았다. 진단결과 승모판막 패쇄 부전증으로 심각한 상태였다.

임창영 안동병원 흉부외과 과장과 현대우 심장내과 과장은 타비파의 상태가 심각해 성형술 보다 치환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승모판막 치환술은 승모판막 성형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한다.

지난 7일 오전 9시. 타비파의 아버지 알라베르디 씨가 수술동의서에 서명하고 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알라베르디씨는 수술이 진행되는 7시간 동안 수술실 앞을 떠나지 않고 기도했다.

타비파 심장수술 중인 임창영 박사 의료팀들. 안동병원 제공
타비파 심장수술 중인 임창영 박사 의료팀들. 안동병원 제공

타비파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안동병원 흉부외과 임창영 박사는 "승모판막 폐쇄증의 경우 질환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및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경우 시기가 더 늦어지기 전에 수술을 받아 당분간 치료를 지속하면 판막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타비파는 심혈관중환자실로 옮겨 집중케어를 받았다. 24시간 생체활력모니터, 에크모 수면치료를 지속했다. 심혈관중환자실에 2일 동안 치료를 마친 타비파는 9일 일반병실로 옮겼다.

타비파는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실제 수술을 받기 전에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다. 새로운 심장을 선물 받은 만큼 친구들과 뛰어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동병원은 지난해에도 뺑소니사고로 좌절한 30대 몽골 가장에게 수술치료를 지원해 건강과 희망을 선물한 바 있다.

타비파의 심장 수술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임창영 박사. 안동병원 제공
타비파의 심장 수술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임창영 박사. 안동병원 제공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의료사회사업 서비스로 사회공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안동병원의 글로벌 의료수준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환자 치료를 지원해 어려운 분도 돕고,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민영방송국 KTK TV는 타비파의 심장수술치료 과정을 동행 취재해 카자흐스탄 전역에 송출하며 아리랑 TV도 동행 촬영해 다양한 외국어로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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