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의회를 중심으로 대구 최초 성당(본당)인 서구 상리동 새방골성당을 관광자원화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1888년)이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아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는데, 최근 이곳이 순례성당으로 포함된 것을 계기로 관광지화하자는 것이다.
11일 찾은 새방골성당. 화려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많은 성당과 달리 간소한 외관의 새방골성당은 찾는 이 없이 조용했다. 오래된 벽돌이 세월의 흔적을 드러낼 뿐이었다.
1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새방골성당은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이곳은 지난 1888년 프랑스 선교사 로베르토 김보록 신부가 머문 대구의 첫 성당. 김 신부는 새방골성당을 거쳐 대구 성당의 상징인 계산주교좌대성당(1898년)의 초대 주임신부를 지냈다. 애초 김 신부는 1885년 경북 칠곡 신나무골 성지에 대구경북 최초의 본당을 만들고 정착했다가 이후 새방골로 거처를 옮겼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지순례사목위원회는 새방골성당의 이런 가치를 인정해 지난 6월 발간한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 개정판에 이곳을 순례성당으로 포함했다.
하지만 새방골성당은 그 가치에 비해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순례성당으로 지정된 뒤 간혹 찾는 순례객이 있을 뿐 관광객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에 최근 서구의원들 사이에서 새방골성당을 중심으로 한 새방골 관광자원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차금영 서구의원은 최근 구예산을 확보해 쓰레기로 가득 찼던 새방골성당 근처의 화단을 정비, 꽃이 만발한 쉼터로 바꿨다.
차 의원은 "향후 새방골성당과 협의해 성당 담장을 허물고 관광객의 접근이 쉽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주한 서구의원도 대구시 관광과에 '새방골 관광자원화 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성당은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찾기 좋은 관광지"라며 "새방골성당이 서구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방골성당 김형수 신부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구체적인 제안을 내놨다.
국채보상운동의 발기인이자 계산성당의 초대 신도회 회장인 서상돈 선생의 외가가 바로 새방골이었던 점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서상돈의 외조부인 김현상은 경신박해(1860년 경신년에 일어난 천주교도 박해 사건)를 피해 한티(현재의 경북 칠곡)에서 새방골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김현상의 장녀 김아가다가 서철순과 결혼해 서상돈을 낳았다.
김형수 신부는 "대구에 새방골성당만큼 신앙의 역사가 깊은 성당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방골성당과 함께 새방골이 지닌 다양한 얘기를 관광자원화하고 역사를 알린다면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첫 본당은 서울 명동성당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1784년 서울 명례방 종교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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