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요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평화경제를 들고나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뛰어넘자던 종전 발언을 되풀이한 것을 넘어 평화경제의 비현실성, 허구성을 비판한 이들을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규정했다. 북한 도발과 대남 비난 와중에 뜬금없이 나온 평화경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비판을 대결주의적 냉전 사고로 몰아붙인 것이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문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가볍게 치부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 역시 국민 생각과는 크게 동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 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낙관론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모든 국민이 바라는 나라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 북한 도발, 중국·러시아의 위협 등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이달 초 평화경제를 밝힌 다음 날 북한은 "맞을 짓 말라"며 미사일을 쐈는데 이번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당사자인 북한이 호응은커녕 도발하고 조롱하는 것을 고려하면 평화경제는 헛된 꿈일 수밖에 없다. 북한 핵 폐기, 안보 강화,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 등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드는 진정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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