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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드 롤러코스터 사고 "휴식공간 편히 가려고 열차 탑승?"… 경찰 "탑승 이유, 수칙위반 중점 조사"

경찰 "허위진술 시 무겁게 처벌할 수도, 다음주 중 사고 놀이기구 국과수 감식 결과 발표"

19일 오후 대구 이월드 놀이기구 다리 절단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오후 대구 이월드 놀이기구 다리 절단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이월드 롤러코스터의 조작 담당 근무자들이 근무교대 때 휴식이나 흡연을 목적으로 열차 끝 칸 뒤에 연결된 롤러장치 위에 올라탄 채 특정 지점까지 이동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19일 이월드 롤러코스터 '허리케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식을 실시하는 동시에, 이월드 임·직원과 전·현직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부상자 A(22) 씨가 열차 뒤에 올라탄 이유 ▷관리직원들이 근무자들의 열차 탑승 관행을 인지했는지 여부 ▷같은 조 근무자가 A씨 탑승 모습을 보고도 열차 운행을 시작한 이유 ▷전 직원 대상 안전교육 여부 ▷놀이기구 점검 규정 준수 여부 ▷교육·안전수칙의 적정성 ▷근무자들의 운행 자격 여부 ▷기계결함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경찰은 정황상 근무자들이 열차 뒤에 올라타는 관행이 실존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관행이 있었다는 이월드 전·현직 근무자의 주장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왔고, 같은 조 근무자 B(20) 씨가 A씨의 탑승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은 채 운행 조작을 한 점으로 미뤄 그 같은 행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졌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허리케인 탑승지점(플랫폼)에서 레일 옆 발판을 밟고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플랫폼 아래 기계실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금연구역인 놀이공원에서 직원 휴식처가 마땅찮다 보니 기계실에서 직원들이 흡연이나 휴식을 취했다는 것.

경찰은 또 사건 참고인들이 자의·타의로 허위진술했다가 적발되면 이월드 측에 강요죄를 적용하거나 업무상 과실치상죄를 가중처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새롬 성서경찰서 형사과장은 "국과수 감식을 통해 기계가 정상 출발하고 급정거할 수 있는지 등의 성능과 사고 경위를 자세히 살필 예정"이라며 "다음주 중 감식 결과를 받은 뒤 특이점이 있으면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편 유병천 이월드 대표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현재 저를 비롯한 이월드 직원들이 24시간 교대로 병원에서 대기하며 치료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면서 "향후 치료와 관련해 환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충분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사과했다.

유 대표는 또 "안전 규정 보강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겠다. 안전한 이월드를 위한 개선방안을 수립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대구 이월드 놀이기구 다리 절단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오후 대구 이월드 놀이기구 다리 절단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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