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은 올해 1월까지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해체됐다. 방탄소년단은 '영국 스포츠의 성지'이면서 '팝의 성지'이기도 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2회 연속 매진시켰다. 아시아 국가에서 케이팝을 듣지 않기란 어려울 정도로 이미 케이팝은 아시아권 음악의 '팝송'이 돼 버렸다. 이쯤 되면 한국의 음악이 전 세계를 정복한 듯한 느낌에 애국심이 차오르게 된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많은 아이돌들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아이돌 시장은 마냥 웃을 수만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이돌 기획사들이 '다음 활로', 즉 새로운 아이돌을 띄울 새로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만든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카드를 방탄소년단이 쓰면서 기존에 데뷔한 아이돌뿐만 아니라 새로 데뷔하는 아이돌 또한 유튜브를 비롯한 자체 제작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방탄소년단만큼 뽑아내는 아이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기획사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프로듀스' 시리즈였다. 'CJ'라는 대기업 소속 채널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출연 보장 부분은 어느 정도 확정적이고(적어도 CJ 소속 채널에서 한두 번은 내보내줄 테니까), 또 11명 안에 들면 기획사가 데리고 있는 연습생을 큰 힘 안 들이고 데뷔의 단맛을 보게 할 수 있으며, 설령 11명 안에 못 들더라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면 그걸 발판 삼아 데뷔를 시키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가담시킬 수 있으니 기획사 입장에서는 프로듀스 시리즈는 '마지막 열린 창'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획사는 자신들이 만드는 아이돌을 어떻게 띄워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실제로 올해 데뷔한 아이돌 중 프로듀스 시리즈와 유튜브의 바람을 타지 않고 그나마 이름을 알린 아이돌이 JYP의 'ITZY'(잇지)와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정도다. ITZY와 TXT도 사실 '후광 효과'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아이돌판을 보면서 뭔가 생태계 한 곳이 무너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대형기획사도 중소기획사도 새로운 콘셉트나 실험을 하기보다는 보장된 성공 공식에 기댄다.
그러다 보니 한때 아이돌판을 이끌었던 활력이 사라지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빅뱅의 '거짓말'이 가져온 신선함, 인피니트의 '내꺼 하자'가 보여준 복고적이지만 새로운 사운드, 방탄소년단이 'I NEED U'(아이 니드 유)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여준 시대에 대한 시각을 다시 볼 수 없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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