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콩 시위 참여 인원 줄었지만, 더 과격해졌다

경찰 총 탈취 시도·고위관료 차량 공격·오성홍기 훼손 등 잇따라
집값 폭등 등 열악한 삶의 질이 시위 장기화의 근본 원인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한 후 강으로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한 후 강으로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 한 지하철역의 시설을 파손하고 있다. 시위대가 이날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며 표 자판기와 개찰기, 감시 카메라 등을 파괴해 일부 역의 운행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 한 지하철역의 시설을 파손하고 있다. 시위대가 이날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며 표 자판기와 개찰기, 감시 카메라 등을 파괴해 일부 역의 운행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간) 도심의 한 쇼핑몰 바닥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깔아놓고 줄지어 밟고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간) 도심의 한 쇼핑몰 바닥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깔아놓고 줄지어 밟고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16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여 인원은 줄어들지만, 시위 행태는 갈수록 과격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시위 장기화의 근본 원인이 집값 폭등 등 열악한 삶의 질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21일과 전날 벌어진 주말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10대~20대 위주의 수천 명 수준으로, 지난 8일과 15일 시위 때의 수만 명 수준, 이전의 100만명~200만명 수준보다 크게 줄었다.

시위 양상은 갈수록 과격해져 21일 시위 때는 경찰 한 명을 10여 명의 시위대가 둘러싸고 구타하면서 이 경찰의 총기를 탈취하려고 했다. 시위대는 툰먼 정부청사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웠고, 여기에는 13세 소녀도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전날 시위 때는 중국과의 업무 연락 등을 담당하는 고위 관료인 패트릭 닙 정치제도국장의 차량에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공격을 가했고 시내 쇼핑몰에서 맥심(MAXIM·美心) 등 친중국 성향 기업과 화웨이, 중국은행 등 중국 본토 기업의 점포를 공격해 훼손했다. 또 곳곳의 지하철역 기물을 파손하는가 하면 오성홍기를 쇼핑몰 바닥에 깔아놓은 후 줄을 지어 차례로 밟고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낮은 세금의 비싼 대가'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시위의 근본 원인을 지적했다. 홍콩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매우 낮아 아시아 각국의 부자들이 홍콩으로 몰려들었고, 막대한 자본 유입에 힘입어 세계적인 금융 중심 도시의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 인프라,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개발업자가 토지를 차지하면서 토지 가격이 계속 폭등했다. 개발업자들은 지가 상승만을 기다리면서 택지 개발에 소극적으로 임해 심각한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초래했고, 홍콩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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