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를 둘러싼 대구시의 환경 행정에 미숙함이 많다. 달성습지 복원사업이 그랬고, 개관을 앞둔 생태학습관의 콘텐츠 보강 필요성 지적도 그렇다. 달성습지의 생태를 복원하기 위한 좋은 취지의 사업이 되레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시비는 2017년 말부터 비롯되었다. 달성습지의 맹꽁이 산란지 일부를 모래로 덮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수로형 습지 조성 계획을 수정하면서 환경청과 마찰을 빚었다.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수로가 너무 길다는 지적을 감안해 구간을 축소했는데, 당초 전체 사업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쳤으니 재평가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화근이었다. 환경청은 공사 구간 변경에 따른 환경영향 재평가를 주장했고, 그것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된 것이다.
그 와중에 습지 복원 공사는 마지막 100m를 남겨두고 지금껏 중단 상태인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대명천이 합류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범람형 대형 습지이다. 수많은 철새들이 드나드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이곳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시작한 생태 복원사업이다. 생태학습관을 건립해 교육 및 체험의 장으로 삼으려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런데 주변 수로와 탐방나루의 생태복원 공사가 미완인 가운데 문을 여는 달성습지생태학습관마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물을 직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 빈약하고, 양서류의 모형도 종류에 따라 확대비가 다르며, 오픈스튜디오 내부에는 텅 빈 책장이 많다고 한다. 구조물 설치에 더 비중을 둔 듯하다는 시선도 있다.
큰 사업을 일정 기간 내에 서두르다 보면 실수가 뒤따르기도 하는 법이다. 대구시도 부족한 콘텐츠는 수시 보강하고, 멈춰 선 공사도 최대한 서둘러 재개하겠다고 한다.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예산 낭비도 줄이는 것은 난제이다. 대구시가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지혜롭고 탄력 있는 행정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