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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감독', 삼성 프런트 야구 본격화하나

삼성 라이온즈 제15대 사령탑에 오른 허삼영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제15대 사령탑에 오른 허삼영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가 허삼영(47·사진) 전력분석팀장을 새 사령탑에 임명했다. 삼성이 창단 후 처음으로 프런트에게 감독직을 맡기면서 구단 중심의 '프런트 야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30일 김한수 감독의 후임으로 허 팀장을 제15대 감독에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9억원의 조건으로, 계약기간은 3년이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허삼영 신임 감독은 현재 삼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다. 삼성이 추진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끌 적임자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삼성이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는 프런트에게 곧바로 지휘봉을 맡긴 건 1982년 창단 이래 처음이다. KBO리그 전체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에 이은 두 번째다. 장정석 감독은 선임 당시 운영팀장이었다.

허삼영 감독의 부임으로 삼성은 '프런트 야구'에 본격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프런트 야구란 과거 '감독 야구'와 달리, 단장을 필두로 한 구단 프런트 중심으로 전력 보강과 운용 계획 등을 수립하는 것을 뜻한다.

익명을 요구한 야구 관계자는 "허삼영 신임 감독 선임으로 삼성은 한국프로야구에 '프런트 중심의 야구'라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이면서도 프런트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프런트 야구보다 몇 발 더 앞서 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삼성이 추진하는 근본적인 개혁 가운데 최대 화두는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한 전력의 극대화다. 삼성에서 20년 이상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한 허 감독은 군사용 레이더를 이용한 선수별 측정 시스템인 '트랙맨 시스템'에 가장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런트 야구의 본격화로 현장 목소리가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야구 관계자는 "삼성은 이제 선주(프런트)와 선장(감독)이 같아진 셈이다. 선주와 선장의 뜻이 같으니까 손발이 안맞을 수 없을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프런트가 제시하는 방향이 항상 옳을 수 없는데,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 또 코치들이 샐러리맨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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