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위 친손자 "구미시, 왕산광장·왕산루 명칭 복원하라"

14일 대구 조양회관서 광복회와 기자회견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 친손자 허경성(93·왼쪽에서 세번째) 씨의 아들 허윤(왼쪽에서 네번째) 씨가 14일 광복회 대구지부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을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 친손자 허경성(93·왼쪽에서 세번째) 씨의 아들 허윤(왼쪽에서 네번째) 씨가 14일 광복회 대구지부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을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환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경북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을 두고 벌어진 구미시와 독립운동가 후손 사이의 갈등(매일신문 9월 6일 자 12면 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1855~1908) 선생의 친손자 허경성(93) 씨와 광복회 대구시지부는 14일 대구 동구 효목동 조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의 명칭을 원안대로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허 씨는 이날 '장세용 시장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명칭을 원안대로 복원하고, 창고에 보관돼 있는 14분의 동상을 산동물빛공원 안에 설치해 달라"며 "동상의 새 설치 장소로 지정된 왕산기념관은 좁고 경사진데다 외지인 방문이 드문 장소여서 이곳에 동상을 설치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수문 광복회 대구시지부장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밝혀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찾아내 기려도 모자랄 판인데, 역사를 지우려고 해선 안 된다"면서 "허위 가문의 개인 재산을 만들라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가슴 속에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혼을 심어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구미경실련도 이날 성명을 통해 '즉각 원상 복구'를 주장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유족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제안한 공청회 등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갈등은 구미시가 국가4산업단지 산동면 확장단지 '산동물빛공원'에 조성 중인 광장과 누각의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애초 지난 2016년 주민공청회와 설문조사를 거쳐 광장과 누각 이름을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하기로 하고, 해당 공원에 허위 선생 가문 독립운동가 14인의 동상과 함께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산동면 주민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산동광장'과 '산동루'라는 명칭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고, 구미시도 장세용 시장이 취임한 뒤 "인물기념사업은 태생지를 중심으로 한다"는 입장에 따라 명칭 변경을 수용했다. 14인 동상은 임은동 왕산기념관에 설치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왕산 선생의 출생지가 산동면이 아닌 임은동이라는 이유다.

그러자 허위 선생 친손자인 허 씨는 부인과 함께 구미시청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전 시장 때 공청회까지 거쳐 결정된 사안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손바닥 뒤집 듯 바꿀 수는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자 허경성(93) 씨가 14일 광복회 대구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을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자 허경성(93) 씨가 14일 광복회 대구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 명칭을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환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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