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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 한국 아슬아슬한 1위 "북한·레바논 연속 2원정이 고비"

8전 8승 조 1위로 통과한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회자
쿠웨이트 제쳤던 레바논, 한일전만큼 알쏭달쏭한 남북대결 상대 북한 "예상 못한 리스크들"

한국, 북한,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예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한국, 북한,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예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1강 3중 1약'의 구도가 그려졌지만, 이젠 알 수 없게 됐다. 매일신문DB

대한민국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예상 밖 난관이다.

한국이 포함된 H조 얘기다. 한국 외에도 북한,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서로 힘든 상황이, 최종 예선도 아닌 2차 예선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16일 현재 H조 순위는 이렇다.

1위 한국 3전 2승 1무 승점 7점 골득실 +10
2위 북한 3전 2승 1무 승점 7점 골득실 +3
3위 레바논 3전 2승 1패 승점 6점 골득실 +2
4위 투르크메니스탄 3전 1승 2패 승점 3점 골득실 -1
5위 스리랑카 4전 4패 승점 0점 골득실 -14

초반 일정은 완료된 현재, 한국이 아슬아슬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북한·레바논·투르크메니스탄은 2위를 노리고 다투는 구도이다. 스리랑카는 사실상 탈락 확정.

10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8대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8대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한국까지 포함해 스리랑카를 제외한 4개 나라가 1, 2위를 두고 경쟁하는 형국이다.

원래 한국의 1위 고수가 유력했는데, 지난 15일 한국과 북한이 0대0 무승부를 거두고 같은 날 레바논이 스리랑카에 3대0으로 이기면서 다소의 혼전 양상도 예상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남은 경기는 이렇다.

<11월 14일>
한국 대 레바논(홈)
북한 대 투르크메니스탄(홈)

<11월 19일>
스리랑카 대 투르크메니스탄(홈)
북한 대 레바논(홈)

<2020년 3월 26일>
투르크메니스탄 대 한국(홈)
스리랑카 대 북한(홈)

<2020년 3월 31일>
레바논 대 투르크메니스탄(홈)
한국 대 스리랑카(홈)

<2020년 6월 4일>
북한 대 한국(홈)
스리랑카 대 레바논(홈)

<2020년 6월 9일>
레바논 대 한국(홈)
투르크메니스탄 대 북한(홈)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황의조가 리영직(12번)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황의조가 리영직(12번)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우선 한국이 북한에 이어 레바논을 상대로 원정 2연전을 갖는 게 아쉽다. 껄끄러운 상대를 원정에서 먼저 상대하고, 나중에(내년) 홈에서 맞게 된다.

승점은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이 쌓아놓을수록 좋다. 그런데 H조 일정은 한국이 북한과 레바논을 원정에서 먼저 상대하게 짜였다. 이미 북한에 가서 무승부라는 예상 밖 결과를 얻었고, 바로 이어 레바논으로 가야 한다.

한국 축구의 중동 징크스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팩트'이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강팀 말고도 약체는 아닌 중동팀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바논이 리스트에 든다.

한국의 2000년대 들어 레바논 상대 '원정' 역대전적이 1승 2무 1패로 팽팽하다. 모두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쓰인 기록이며, 전체 역대전적 9승 2무 1패에서 무승부와 패배가 모두 원정에서, 그것도 21세기에 나왔다는 게 포인트.

2004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대1 무.
2011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대2 패.
2013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대1 무.
2015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 3대0 승.

더구나 레바논은 스리랑카를 잡고 조 3위로 올라서며 2위 내지는 선두 자리까지도 노릴 수 있는 동기부여를 받게 됐다. 반면 한국은 북한과 비기며 살짝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추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레바논은 한국의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마지막 상대이기도 하다. 2020년 6월 9일 홈으로 레바논을 불러들여 상대하는데, 이때 경우의 수를 따지는 위기 상황일 경우, 북한만큼 까다로운 레바논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실 레바논과의 홈 경기에 앞서 북한과 홈 경기(2020년 6월 4일)를 갖는 것도 마지막 일정에서의 부담이다. 즉, 한국은 이번 예선 초반 북한·레바논 원정을 연속으로 떠나는 게 부담이고, 마지막에 역시 북한·레바논과 홈 2연전을 갖는 게 부담일 수 있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가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가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직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회자된다.

슈틸리케호 시절이다. 한국은 G조에 속했는데, 8전 8승 전승에 27득점 무실점이라는 '쾌조'의 기록을 쓴 바 있다.

슈틸리케 전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매일신문DB
슈틸리케 전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매일신문DB

그런데 이때 G조의 면모가 눈길을 끈다. 이번에 경쟁하게 된 레바논이 속했다. 또한 쿠웨이트까지 중동의 얕볼 수 없는 2팀이 속했고,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 2팀이 속한 바 있다.

이들을 상대로 무난히 8승을 거뒀는데, 이번 벤투호는 초반 3경기째만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이란과 아예 국가가 키우는 카타르를 필두로 최근 중동팀들의 실력이 소폭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레바논도 포함된다. 남북대결은 한일전처럼 객관적 전력만 갖고 승부를 예상할 수 없다. 즉, 레바논과 북한이 예상 못했던 '리스크'로 떠오른 상황이다.

참고로 이때 G조에서 레바논이 한국에 이어 조 2위(3승 2무 3패)를 차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도 유력한 2위 후보가 돼 있다.

10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슈팅을 위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슈팅을 위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변수는 없을까.

현재 4위로 처진 투르크메니스탄이 바로 다음 북한과 스리랑카를 잇따라(11월 14일 및 19일) 홈에서 맞이하는 점도 H조의 혼전 양상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한국처럼 앞서 3경기를 '원정 2-홈 1 일정으로 소화하며 좀 손해를 봤지만 이제는 홈에서 2연전을 가지며 승점을 꽤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홈 2-원정 1' 일정을 먼저 소화해 이득을 본 대표적인 경우로 2승 1무를 거둔 북한이 꼽힌다) 이게 한국에게는 부담일수도, 막판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 발생 시 북한과 레바논을 견제해줘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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