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철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등 진드기·설치류 매개감염병 주의보

농작업 또는 태풍 복구작업 등 야외활동 고열, 구토 등 증상 발생 시 의심

10월, 11월 가을철은 진드기 및 설치류를 매개로 하는 감염병이 많이 증가하는 시기다.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은 전체 환자의 90% 정도가 가을철에 발생하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쥐 등 설치류를 매개로 하는 신증후군출혈열 및 렙토스피라증도 이 시기에 60% 이상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을철 야외활동 및 농작업 시 주로 발생하는 발열성 질환인 진드기·설치류 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한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진드기와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야외 활동시 긴팔·긴바지, 목수건 등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춰야 하며, 풀밭에 드러눕거나 옷을 벗어놓지 않도록 한다.

특히 경북 등 태풍 이후 수해 복구지역의 경우 렙토스피라증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증, SFTS

쯔쯔가무시증은 병원체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 발생한다. 유충은 가을철(9~11월) 동물이나 사람의 체액을 섭취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매개체와의 접촉을 통해 쯔쯔가무시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쯔쯔가무시균에 감염 후 1~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두통, 발열, 오한, 구토,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부스럼딱지가 형성된다. 감염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 시 회복이 가능하다.

쯔쯔가무시증은 올해 9월말 현재 환자 902명 발생했지만, 10~12월 동안에 전체 발생사례의 90% 이상이 신고된다. 환자 수는 2016년 1만1천105명(사망 13명) 발생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2017년 1만528명(18명), 2018년 6천668(5명)명으로 집계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를 통해 전파되는 열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치사율이 매우 높다. 혈액 검사 소견 상 혈소판 감소를 나타내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명명됐다.

SFTS는 2013년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발열환자 등에 대한 검사의뢰가 늘면서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첫 환자 이후 2018년까지 총 환자 866명, 사망자 173명으로 치명률이 20%에 달한다. 올해는 9월말까지 환자 172명이 발생했다. 6~10월에 발생 사례의 90% 이상 신고된다.

SFTS는 발열, 소화기증상(구토, 구역, 설사, 복통, 메쓰꺼움)이 주증상이다. 이와 함께 두통, 근육통, 신경증상(의식장애, 경련, 혼수), 림프절 종창, 출혈이 동반될 수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밭, 산,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경우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야외활동 후 옷을 꼼꼼히 털고, 외출 후 반드시 목욕이나 샤워를 하고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설치류 매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 균이 오염된 물, 음식 등을 먹거나, 오염된 토양 및 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특히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될 확률이 크며, 눈과 코의 점막을 통해 감염 될 수 있으므로, 벼 세우기, 추수 등 작업을 할 경우 보호복과 장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홍수가 발생하면 등줄 쥐의 서식처와 환경 변화 등으로 물속으로 렙토스피라 균이 많이 유입되어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노출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렙토스피라증 발생이 많은 동남아 및 미국 하와이 등에서 홍수 피해 지역에서 작업하다가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그러므로 태풍이나 홍수가 발생한 뒤 논밭에서 벼 세우기 등 작업을 할 경우 보호복과 장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올해 9월말 현재 국내 렙토스피라증 환자는 78명 발생했다. 1998년 이후 2006년까지 매년 100명 안팎으로 신고됐으나, 2007년 208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역시 9~11월에 발생 사례의 60%를 차지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한탄·서울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 오줌, 타액 등으로 배출되어 건조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어 발생한다.

한탄바이러스의 경우 우리나라 들쥐의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가 주로 매개하고, 서울바이러스의 경우는 도시의 시궁쥐가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설치류들이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병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타액·소변·분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체외로 분비하고 이것이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신증후군출혈열에 감염되었을 때는 무증상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인다. 발열, 출혈소견, 신부전이 주요 3대 증상이다. 또한 오한, 두통, 요통, 근육통, 안면홍조, 결막충혈, 겨드랑이와 연구개 점상출혈 등이 관찰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의식저하나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의 국내 환자 발생은 올해 9월 말 기준 207명으로 집계된다. 환자는 1998년 이후 점차 증가하여 300~400명 사이에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6년 575명(사망자 3명)으로 증가 이후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이후 신증후군출혈열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

한탄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 자주 노출되거나 고위험군(군인, 농부 등)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사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을 권장하고 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개 감염병 중에서도 최근 환자 발생이 늘고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SFTS는 걸렸다 하면 치료약이 없어 사망률이 20~30%에 달하는 치명적 감염병"이라며 "진드기에 물렸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1, 2주간 지켜보다가 발열 등 의심증상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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