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국 유일의 고교 유상급식, 대구시는 뭐하고 있나

경북도가 내년부터 단계별로 고교 무상급식을 도입하면서 대구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에 3학년생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는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는 전국 유일의 지방자치단체로 남게 돼 조속히 무상급식을 시행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여전히 급식비를 내야 한다. 내년 경북도의 제도 시행으로 무상급식에 관한한 전국의 고교생 중 대구만 외톨이가 되는 셈이다. 이런 처지인데도 대구시가 고교 무상급식제 도입을 꺼리는 것은 어려운 시 재정도 있지만 일부 학부모의 반대 등 여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재정 형편도 그렇지만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할 사업에 대한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무상급식 도입 시기에 대한 조절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물론 이런 대구시 해명에 재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시 재정자립도(51.6%)나 학부모 부담을 줄여준다는 제도 효과 측면에서 볼 때 무상급식에 마냥 인색할 이유가 없다. 반면 시교육청은 "올해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으로 부담은 되지만 대구시와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고교 무상급식에 적지 않은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년 경북도 고교 3학년생 무상급식에 드는 예산이 152억원인데 도교육청이 55%, 지자체가 45%를 분담한다. 또 초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로 대구 학교급식 예산도 매년 증가세다. 2016년 617억원에서 2017년 760억원, 2018년 919억원, 올해 1천175억원이 들어갔다.

그렇다고 이미 대세가 된 무상급식을 대구시가 계속 외면하는 것은 시대 흐름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대구시장이 의지를 갖고 있다면 어렵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대구도 빠른 시일 내 고교 무상급식이 실시되도록 시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 과제를 적극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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