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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 '최수앙-몸을 벗은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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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작
최수앙 작

"무릇 예술작품은 그 표상을 통해 메시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굳이 메시지에 주목하기보다는 작가가 예술행위를 통해 드러내는 작업의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산문화회관 2019기억공작소Ⅳ에서 '최수앙-몸을 벗은 사물들'전을 열고 있는 조각가 최수앙의 말이다.

전시장에 들면 정면에 예사롭지 않는 여성누드 조각이 먼저 눈에 띈다.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긁어 뜯어내는 기이한 동작의 이 조각은 얼핏 보기에 스스로를 부정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지만, 작가의 본래 의도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잘 재현한 물질로서 조각의 속살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며 뭉개는 작가의 행위 사실을 시각화해 조각 작품의 일부로 뒤섞은 것이다.

"우리 사회는 결과 중심적이지만 삶의 과정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작가는 '사실적인 것'을 바탕으로 그가 생각하는 행위와 그 흔적의 '사실'을 드러내거나 감추는 모호한 경계를 제시하고 있다.

전시장 옆면에는 조각가인 작가가 평면작업을 한 '공을 피하는 남자'(Dodging Ball)이라는 작품이 있다. 인체를 사물로 보고 인체 각 부위를 부분으로 떼어내 평면에 펼쳐놓은 이 작품도 역시 '실재성'과 '실재성과 닮은 것'에 대한 의문을 갖고 시작한 실험적 작업의 결과물이다.

생생한 인체 조각을 통해 강한 인상을 주는 조각가로 알려진 최수앙의 미술행위는 현대사회에서 대상화되는 몸과 그 몸을 상징하는 감성적 은유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혼합해 응시와 통찰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틀어버리고 있다.

최수앙의 조각행위는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예술성이나 사물의 재현이라기보다는 관객들에게 특이한 시각체험을 통해 눈에 보이는 사실성에 대한 상상과 단지 보이는 물질의 또 다른 측면에 대한 사유의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를 얻게 한다. 전시는 12월 29일(일)까지. 문의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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