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택시 운전기사 고령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있나

대구 택시 운전기사들의 고령화가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전대책으로 도입한 65세 이상 운전기사의 '자격유지검사' 비율은 바닥 수준이라니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 운전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니 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 또한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안전대책마저 겉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난달 말 기준 대구의 택시 운전기사 1만6천231명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5천632명으로 34.7%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이다. 법인택시 운전기사는 14.7%가 65세를 넘긴 데 그쳤지만, 정년이 없는 개인택시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가 65세 이상이었다. 대구 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65세 이상 운전기사에게 의무화한 자격유지검사 수검률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검사 대상인 대구 택시 운전기사 5천632명 중 검사를 받은 운전자는 352명으로 6.25%에 불과했다.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수검률은 그나마 35.5% 정도였지만, 개인택시의 경우 대상자 중 0.63%에 해당하는 30명만 검사를 받았다.

이렇게 수검률이 낮은 이유는 검사의 불편함 때문이라고 한다. 고령자일수록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교통안전공단본부에 설치된 검사 기계 수량이 부족해 검사 날짜를 잡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병·의원에서 '의료적성검사'를 받는 대안을 마련하는 중이지만, 그마저 검사 항목을 둘러싸고 택시업계와 이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안전이다. 전체 교통사고의 감소세에 반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늘어나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령 택시기사에 대한 면허 반납 캠페인 등이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이 또한 생계와 직결된 사안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보급을 제안하기도 한다. 아무튼 가능한 최적의 안전대책 마련을 더 늦출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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