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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훈풍 타고…대구 아파트값 9주 연속 오름세

침체된 울산, 부산 등의 대체 투자처로 떠올라…학군 선호·가을 이사철도 한몫

대구 수성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 한국감정원
자료 한국감정원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대구 아파트값이 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초부터 내리막을 걷던 대구 아파트값은 가파르게 오르는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덩달아 상승무드를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2주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사 기준으로 대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구·군별로는 남구가 0.1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달서구(0.06%), 달성군(0.04%), 서구(0.03%) 등의 순이었다. 투기과열지구인 수성구와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중구도 각각 0.02% 상승했다.

대구 아파트값은 지난 9월 16일 조사 때 전주 대비 0.01% 오른 뒤 두 달 넘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구는 6월 셋째주 -0.0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고전하던 수성구 아파트값도 9월 넷째주 들어 0.03% 상승 반전한 뒤 6주 연속 올랐다.

특별한 호재 없이도 대구 아파트값이 오르는 배경에는 20주 연속 오른 서울 아파트값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대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청약시장 열기가 계속되고 서울 아파트값이 훌쩍 뛰면서 대구 아파트값도 동반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울산과 부산의 아파트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대구로 옮겨왔다는 분석도 있다. 가을철 이사 수요와 수성구학군 선호현상도 기존 아파트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오름폭이 둔해지고 있지만 연말까지는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도 "대구와 부산 아파트값은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집값이 크게 뛰고 있어 대구 아파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들이 주택사업경기를 판단하는 주택사업경기 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11월 대구 HBSI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14.2포인트나 떨어진 80.6에 머물렀다. 10월 대구의 주택사업 체감경기(전망치에서 실적을 뺀 것)도 11.5를 기록, 기대보다 실적이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방 주택시장을 견인하던 대구와 광주, 대전에서 전망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주택사업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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