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몰카' 스타강사 누구야? 수성구 학원가 발칵

외제차 타고 여성들 유혹...몰카 촬영 징역 4년
대구 수성구 유명 수학강사…학부모 불안

대구 수성구 유명 학원 강사가 준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일대 학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자녀를 태우러 온 학부모 차량들과 학원 차량들로 밤마다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수성구 학원 밀집가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 유명 학원 강사가 준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일대 학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자녀를 태우러 온 학부모 차량들과 학원 차량들로 밤마다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수성구 학원 밀집가 모습. 매일신문 DB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성폭행 후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HD급 영화 400편 분량(900GB)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30대 남성이 대구 수성구의 유명 수학강사인 사실이 29일 알려지면서 대구 지역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혹시나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곳은 아닌지, 내 자녀에게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닌지 온갖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동영상 속 피해자 중에는 10대 학생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윤)는 항거불능상태인 여성 4명을 성폭행 후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26회 촬영하고, 5회 이상 지인에게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 수성구 한 유명 수학강사 A(37)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법원은 A씨에게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9명의 피해자와 합의하고 죄를 뉘우치고 있으나 여러 피해자를 준강간하고 범행 장면을 촬영해 지인에게 전송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월쯤 수성구 범어동 A씨 집 책상 서랍에 있던 외장하드에서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을 다수 발견한 한 피해 여성이 A씨를 고소(매일신문 3월 20일 자 8면)하면서 발각됐다.

수성구 범어동 A씨의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낸 뒤 홀로 남아있던 한 여성이 책상 서랍에 있던 외장하드를 열어보고는 자신과의 성관계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발견하고 그를 고소한 것. 피해 여성은 A씨를 고소했고, 지난 3월 18일 경찰은 남자 친구의 주거지, 휴대전화,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은 HD급 영화 400편 분량(900GB)에 달했다. 동영상에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A씨와 만난 여성 수십명이 등장했다. A씨의 휴대전화등을 통해 13명의 피해자를 특정한 경찰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모두 소개팅이나 클럽에서 만난 20~30대 여성으로, 이 가운데는 준강간 피해자도 있었다. 준강간이란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범죄를 말한다.

월 수입이 1천500~2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스타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A씨는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을 유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최근 A씨의 같은 대학 친구이자 역시 학원강사인 B씨와 A씨를 각각 준강간과 준강간 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매일신문 11월 5일 자 8면)했다.

앞서 주범으로 꼽혔던 A씨를 구속 기소한 검찰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다른 공범 B씨의 혐의를 밝혀내는 데 애를 먹었다. 해당 동영상에는 나체 상태인 피해자를 사이에 두고 A씨와 B씨가 속삭이는 모습 등이 담겼는데,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검찰청에 음성 감정을 의뢰한 검찰은 이들이 서로 범행을 은폐하려는 대화를 나눈 것을 확인하고, B씨를 준강간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열릴 예정이다.

한 수사 관계자는 "명문대 출신인데다가 중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과학고·영재고 진학률 높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월 수입이 수천만원에 달할만큼 수성구 학원가에서는 인기가 많았다"라며 "뚜렷한 삶의 방향이나 이정표없이 살아가는 우리사회 엘리트들의 씁씁한 단면을 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충격도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1심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A씨의 항소심은 다음달 5일 열리며, 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된 B씨는 다음달 10일 재판을 받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