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3․1운동 100주년 한해를 뒤 돌아 보며

최주원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 위원

최주원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 위원
최주원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 위원

대한민국 역사상 유난히 뜻깊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한 해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 대구에서는 일제의 삼엄한 감시와 예비검속 등에도 불구하고 3월 8일 토요일 오후 1시, 종교계와 학생, 일반 시민 등 약 1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문시장(현 섬유회관 맞은편 실 골목)에서 첫 만세시위가 시작되었다.

이어 3월 10일 오후 4시경 약 200명과 3월 30일 오후 2시 무렵 2천여 명이 남문 밖 시장인 덕산정 동문시장(현재 염매시장)에서 두 차례 시위를 펼쳤다. 4월 15일에는 50여 명이 모여 남구 대명동(당시 달성군 수성면 대명동) 공동묘지 옆 도로에서 네 번째 시위를 가졌다.

특히 4월 26일 밤 10시경에 팔공산 자락 동구 미대동(당시 달성군 공산면 미대동)의 채갑원, 채희각, 채봉식, 채학기 등 네 사람이, 28일 밤에는 네 사람 외에 미대동 채경식, 채송대, 채명원, 미곡동 권재갑 등 19세부터 26세까지 젊은 여덟 청년들이 미대동 여봉산(礪峯山)에 올라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두 차례 만세시위를 하였다. 이는 대구 유일의 마을 단위 독립만세운동이다.

3·1운동 100주년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대구시는 지난해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원회를 각계각층으로 구성하고 올해 시와 구·군별로 대규모 3·1절 기념식 및 만세 재현행사를 개최했다. 호국보훈대상 제정, 국가유공자 명예의 전당 조성, 독립정신 계승·발전 국제 세미나 등 기억과 기념, 발전과 성찰, 미래와 희망 등 3개 분야에 30여 개 사업을 계획하여 완료하거나 추진 중에 있다. 구·군에서는 뮤지컬 공연, 태극기 동산 조성, 청소년 그림 그리기 등을, 대현도서관 등에서는 3·1운동 발자취 인문학 강연도 수차례 있었다. 그리고 각 단체에서 대구 독립운동 유적 100곳 답사여행, 대구의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구 여성 독립운동 등 책자 발간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대구에는 특별한 기념사업이 있었다. 동구 팔공산 자락에서 민간단체 주도로 100년 동안 묻혀 있던 '미대마을 애국지사·여봉산 유적지 재조명' 사업을 벌인 것이다.

먼저 '광복소나무사랑모임' 봉사단체에서 지난 1월부터 미대마을 만세시위 자료 조사, 8인 애국지사 생가 및 유족 찾기, 마을 전체에 태극기·꽂이 기증 및 달기, 마을에서 여봉산까지 약 2㎞를 '여봉산 독립만세 운동길'로 명명 선포하고 안내석도 설치하였다.

2월에는 지역 주민 10여 명이 뜻을 모아 '기념비건립위원회' 발족에 이어 7개월 동안 건립비 확보, 대구시 조형물 심의, 비 제작 등 건립 절차를 거쳐 8월 15일 광복의 날에 여봉산이 바라보이는 미대마을 앞에서 역사적인 '미대 여봉산 3·1 독립만세운동 기념비'를 제막하여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했다.

한 해 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3·1운동 100주년, 뒤돌아보면 아쉬움도 있다. 동구 미대 여봉산과 남구 대명동 만세시위 자료 발굴 집대성, 애국지사 예우, 기념비 현충시설 지정과 홍보를 통한 학생과 시민들의 애국심 고취 등 할 일이 남아 있다. 또 대구 지역 3·1운동과 애국지사의 발자취와 정신을 기리는 일들을 찾아 수행하여야 한다. 애국지사 유족, 각급 민간단체, 보훈청, 행정기관의 관심과 노력으로 3·1운동 기념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