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과 첨단 기술의 만남 '핀테크', 금융산업 변화를 이끈다

정부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전략' 발표…규제 완화와 펀드 조성
은행 등 금융권도 협업 통해 새 상품 출시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는 지난 4일 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는 지난 4일 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열고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핀테크(FinTech)는 금융혁명으로 불린다. 모바일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 금융이 접목돼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다. 정부도 미래 산업인 핀테크 업체를 육성하고자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은행들도 핀테크를 앞다투어 도입하는 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결제와 송금, 대출,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 업종에서의 변화를 핀테크가 이끌고 있다.

◆정부, 규제 완화로 핀테크 기업 육성

핀테크 산업이 확대되면서 업체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핀테크 업체 수는 303곳으로 전년 288곳보다 5.2% 늘었다. 5년 전인 2013년 94곳과 비교하면 222.3% 증가했다.

하지만 핀테크 산업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KPMG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밝힌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서 한국은 2곳에 불과했다. 미국(15곳)과 영국(11곳), 중국(10곳), 인도(8곳), 호주(7곳) 등에 못 미쳤다.

이에 정부가 핀테크 띄우기에 나섰다. 금융위 등 정부 부처는 지난 4일 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회의를 열고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에도 세계적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핀테크가 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핀테크 기업에 특화한 임시 허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 특화 임시 허가제'는 다양한 금융업무를 세분화해 인·허가를 내어주는 제도다. 송금업과 환전업 등 각 금융업무에 따라 별도로 인허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현재 200만원인 간편 결제 선불 충전·이용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간편 결제 한도가 올라가면 모바일 및 디지털 결제 수단인 'OO페이'로 고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일정 금액 안에서 신용카드처럼 후불 결제 기능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민간 출자를 통해 핀테크 업체 전용 투자 펀드를 앞으로 4년간 3천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창업 초기와 규모 확대, 해외 진출 등 성장 단계별로 핀테크 업체에 투자한다는 취지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내년부터 3년간 3조3천500억원 규모의 투자와 보증, 대출 등도 공급한다.

아울러 핀테크 업체의 기업공개(IPO)를 활성화하고자 코스닥 상장 제도도 보완한다. 이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기업이 기술 특례 상장을 할 때 기술 평가와 심사에서 우대해준다는 것이다.

◆금융권 '핀테크' 속으로…지원과 협업

은행 등 국내 금융권은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거나 협업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6월 대구은행 제2본점에 지방금융권 최초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DGB FIUM LAB(피움랩)'을 열었다. 유망한 금융 스타트업에 입주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전문가 자문과 투자, 육성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대구은행은 지난 9월 핀테크 기업인 '핀크'와 손잡고 신용대출 신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24시간 휴대전화 본인 인증만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바로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약정 시에도 별도의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생체)인증으로 약정이 가능한 편리한 상품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9월 간편 금융 플랫폼인 페이코(PAYCO)와 함께 최대 연 5.0% 금리의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기본 금리는 연 1.6%이지만, 첫 거래 고객은 연 1.9%의 페이코 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월 한 번 이상 페이코 간편 결제를 이용하고, 무료 신용정보를 조회해도 페이코 포인트를 각각 받는다.

NH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은 이달 초 금융권 최초로 핀테크 개발자용 플랫폼 센터인 'NH핀테크 오픈플랫폼 개발자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개발자들이 금융서비스 앱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과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 개발자들 간의 소통을 위한 토론 게시판도 마련했다.

핀테크와의 상생은 은행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들과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사와 삼성벤처투자 등은 스타트업 아이디어 경연대회인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 본선에 진출한 11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이들 스타트업에 시상금을 지급하고, 앞으로 3개월간 삼성금융사 임직원과 함께 사업모델 및 솔루션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내년 3월 발표회를 거쳐 최종 우승한 4개팀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별도의 심사를 통해 삼성벤처투자의 지분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첨단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핀테크의 금융 서비스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첨단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핀테크의 금융 서비스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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