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큰 진통을 겪자 극우 포퓰리스트들의 득세와 함께 힘을 얻어온 유럽연합(EU) 탈퇴 목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프랑스의 극우성향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당수 등 유럽의 포퓰리스트들이 EU 탈퇴론을 꺼내기를 주저하고 있다. 이들은 EU에 소속된 것 자체에 비판적이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EU에 잔류한 채 EU를 내부로부터 개혁해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영국의 브렉시트 진통을 목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 때문에 이미 전방위 타격을 받았고 EU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EU로서는 영국의 독자적 정책을 제어해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회원국들이 적용받는 각종 규제를 영국도 수용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이 이 협상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유럽의 주요 시장에 대한 접근이 대부분 막혀 버리는 경제적 재앙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불리한 형국은 영국이 자국 이익만 취하면서 EU를 떠나는 선례를 다른 회원국들에 남기지 않도록 EU가 각별히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에선 EU에 비판적인 르펜이 유력 대선후보로 떠올랐는데 프랑스마저 EU를 떠나면 연합체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떠돌았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주요 EU 회원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영국의 요구를 지나치게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라 호볼트 런던경제대학(LSE) 유럽정치학 교수는 "2016년 나돌았던 우려들에 비춰볼 때, EU의 협상 전략이 성공적이어서 '도미노 현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한 뒤 EU 비회원국들과 하나씩 따로 체결해야 하는 무역협정 또한 유럽에서 탈퇴 논의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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