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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고통 없애려 '간병 살해'…83세 남편 징역 3년 선고

1심 법원 당시 상황 고려해 이례적으로 징역 3년 선고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연우)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내가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자 흉기로 살해한 A(83)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동기에서 참작할 사정이 있지만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로 용납되기 어렵고 다른 사건과 형을 비교해도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A씨의 항소는 이유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1시쯤 대구 한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아내(78)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올해 1월부터 급격하게 몸이 쇠약해진 A씨의 아내는 호흡부전과 의식저하, 세균감염 등으로 7월부터 대학병원 중환자실(1인실) 신세를 졌다. 아들과 교대로 아내를 간호하던 A씨는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에 욕창이 심해 살이 많이 썩어 있는 것을 보자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에도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바지를 내리자 살이 거의 없고 뼈만 남아 있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1심 재판부 재판부는 ▷A씨가 평소에도 병원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큰데다 아내가 고통받는 상황을 지켜보며 매우 괴로워했던 점과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고 경찰 공무원으로 28년간 성실하게 근무했던 점을 종합해 양형기준의 권고형량 하한을 벗어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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