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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대구 거리 곳곳에 산타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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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곽재희 산타, 택시기사 김나무·서수철 산타, 반월당역 신종욱 산타
"(잠깐 만나지만) 불경기 속 시민 위로에 도움 됐으면"

24일 대구 우주교통 706번 시내버스 기사 곽재희 씨가 산타복장을 한 채 승차하는 손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4일 대구 우주교통 706번 시내버스 기사 곽재희 씨가 산타복장을 한 채 승차하는 손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대구 두류수영장 앞에 정차한 706번 시내버스에 올라타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산타복을 입은 운전기사 곽재희(47) 씨가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인사를 건넸고, 버스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인형과 트리 장식이 눈에 띄었다. 마치 파티룸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 펼쳐진 것.

버스에 탄 승객 신승호(19) 씨는 "체육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은데, 작은 축하 이벤트를 받은 느낌이다. 오늘도 힘차게 살아갈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경기침체로 힘겨운 연말연시, 산타 복장을 한 버스기사와 노래방 택시, 선물 나눠주는 도시철도 산타 등 시민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서민의 발'이 화제다.

우주교통에서 706번 시내버스를 모는 곽재희 씨는 지난 2010년쯤부터 버스에 인형을 비치하고,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산타복장을 하고 운전을 한다.

곽 기사는 "이른 아침 표정없이 힘겹게 버스에 올라타는 승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24일 대구택시협동조합 서수철(55) 운전기사의 택시에 탄 한 승객이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김근우 기자
24일 대구택시협동조합 서수철(55) 운전기사의 택시에 탄 한 승객이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김근우 기자

대구 시내버스에 '인형 버스'와 '산타 운전기사'가 있다면, 택시업계에는 시민들에게 일상 속 힘을 주는 '노래방 택시'가 있다.

대구택시협동조합 소속 김나무(58), 서수철(55) 택시기사는 택시 안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했다. 서 기사는 "하루는 승객이 '오늘이 마지막 장사였다'며 택시 안에서 펑펑 울었다. 마음 아픈 시민들을 위로해 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노래방 기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은 승객이 노래 한 곡을 부르더니 목적지를 바꿔 '포항까지 가 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일이 잘 안 풀려 힘들어하던 사업가였는데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해줘 덩달아 기뻤던 적도 있다"고 했다.

김 기사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많은 승객들의 얼굴에 그늘이 져 마음이 아프지만 택시를 타는 잠깐이라도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4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 승강장에서 산타복장을 한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이 어린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4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 승강장에서 산타복장을 한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이 어린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시민들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대구 도시철도 반월당역에도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24일 오후 3시쯤 환승역인 명덕·반월당·청라언덕역에서 이색 이벤트가 열렸다. 산타 복장을 한 직원들은 준비한 선물을 승객들에게 나눠줬고, 무표정하게 열차를 타러 가던 승객들도 붉은 산타 복장을 보자마자 얼굴이 환해졌다.

3년 연속 산타 역을 맡은 신종욱(47) 대구도시철도공사 차장은 "잠시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라도 웃는 얼굴로 맞이해 기분 좋게 돌아가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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