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가 공식 개장했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홈 구장으로 쓴 북구 고성동 시민야구장과 작별하고, 수성구 연호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라팍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본떠 국내 최초 팔각형 구조로 건설됐다. 2012년 12월 착공해 1천666억원(국비 210억원, 시비 956억원, 삼성 500억원)을 들여 40여개월 만에 완공했다.
올해까지 라팍 누적관중은 283만4천965명. 지난 4년간 모든 대구시민(244만명)이 한 차례 이상 라팍을 방문한 셈이다. 2016년 80만4천629명, 2017년 66만577명, 2018년 70만8천552명, 2019년 66만1천207명이 라팍을 찾았다.
새 야구장 건립은 대구시민과 삼성팬의 오랜 염원이었다. 한국전쟁 발발 2년 전인 1948년 4월 20일 개장한 시민야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었고,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을 겪은 탓에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았다.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는 시민야구장과 관련한 사건사고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2011년 4월 1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8회초 두산 정수빈이 임현준의 공을 타격한 순간, 시민야구장은 정전으로 인해 일순 암흑 세상이 됐다.
결국 경기는 세스펜디드 게임으로 다음날 속개됐다. 하지만 이날의 망신스러운 사고는 지지부진했던 새 야구장 건립 속도에 불을 붙였다. 그로부터 5년 뒤 삼성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수준의 야구장으로 둥지를 옮길 수 있었다.
'라팍시대' 삼성의 성적은 9위-9위-6위-8위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라팍을 찾는 이유로 '개장 효과'에 더해 김상헌 응원단장이 주도하는 재미있고 열정적인 응원 문화를 꼽는 이가 많다.
2013년 김용일 단장의 후임으로 응원단상에 오른 김상헌 단장은 2016년 새 야구장으로 옮겨와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특히 그가 직접 만드는 선수 응원가는 선보이는 족족 큰 호응을 얻으며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라팍'에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은 새 야구장에서 신규팬 유입을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기브어웨이 (giveaway)의 일환으로 각종 기념구를 선착순으로 제공하거나 선수들의 퇴근길을 함께하는 '블루밋(blue meet)' 이벤트를 잇달아 열고 있다.
라팍 이전 후 삼성은 인프라, 응원문화, 마케팅 등에서 가시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프로야구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적이 좋지 않다. 2020년대를 맞는 삼성에게 가장 필요한 건 '성적 반등'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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