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신세계갤러리 변월룡 화백 작고 30주기 회고전

변월룡 작
변월룡 작 '자화상' (1963년)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화가 변월룡(1916~1990)을 아시나요? 연해주 쉬코토프스키 구역의 유랑촌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호랑이 사냥꾼인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변월룡은 이렇듯 시골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1757년 설립되어 2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최고의 미술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 회화'조각'건축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하고 그 학교의 교수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한때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평양미술대학 학장 겸 고문으로 취임했으나 북한 당국의 무리한 귀화종용을 따르지 않아 결국 숙청되면서 고국에서의 삶은 고작 1년 3개월에 그치고 말았다.

대구신세계갤러리는 2월 3일(월)까지 '변월룡, 우리가 기억해야 할 천재 화가'전을 열고 있다.

작고 30주기를 맞아 그의 천부적 예술혼과 삶을 살펴보는 회고전으로 미공개 작품 3점을 포함한 9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6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젊은 날의 명화'편으로 수련 과정과 거장으로의 발돋움에 주목하고 있다. 레핀미술대학에서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둘째 '고국방문'편에서는 평양미술대학 시절 고국산천의 풍경과 주요 명승지, 문화 유적지 등을 여행하며 주민들의 소박한 삶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셋째 '유라시아를 거닐다'에서는 북한에서의 숙청 이후 사할린에서 포르투갈까지 전 유라시아를 관통하며 그린 풍경이 주를 이루며, 넷째 '삶의 황혼기'편에서는 어머니와 고국에 대한 그리움, 유년시절 할아버지에 대한 회상이 듬뿍 담겨있다.

다섯째 '영혼을 담은 초상화'에서는 특히 그의 좋은 작품들이 다수 등장하는 데 각 인물에 대한 화가의 깊은 애정과 관심, 존경심이 배어 있을 뿐 아니라 사람냄새가 진하고 풍겨나며, 여섯째 '데생, 동판화, 석판화'에서는 장르 구분이 무의미한 듯 색이 필요할 때는 유화로, 날카로움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판화 칼로, 현장 스케치나 즉석 기록 등을 위해서는 연필이나 펜을 사용한 작품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화가 변월룡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문의 053)66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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