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대구역도 동대구역처럼?…해결해야 할 과제는

①원주민 내몰림 ②도로 예타 제외 ③환승센터 미정…보상가 갈등 대구시 마땅한 대책 없어
고가도로 2024년 완공 예정, 하수처리장 이전해야 진행
복합환승센터 건립 8월 결정, 신청사 함께 상권 활기 기대

대구 서구 이현삼거리 전경. 서구청 제공
대구 서구 이현삼거리 전경. 서구청 제공

대구시는 지난해 9월, 오는 2030년까지 사업비 14조4천357억원(공공투자 9조1천945억원, 민간투자 5조2천412억원)을 투자해 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98만8천㎡(30만평)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서대구 역세권을 첨단경제와 문화, 스마트교통, 환경이 어우러진 미래 경제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이지만 그 과정에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벌써 불거지고 있다.

◆개발로 내몰리는 세입자·상인 갈등은?

이현동에서 24시간 편의점을 임차해 운영하는 A(53) 씨는 "아직 개발을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결국 임대료만 올라 세입자는 힘들어지고 땅 주인만 좋은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이주비 등 보상가에 불복한 세입자들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지만 대구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모습이다. 동구 신암동, 남구 대명동 등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구역에서도 갈 곳 없는 세입자들이 강제퇴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서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역세권 개발이 확정된 것은 없다"며 "개발 구역 안은 보상하고 밖이면 보상이 없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대구시와 서구청은 갈등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사전협의체를 구성하고 원주민 내몰림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점포 정리 현수막이 붙은 이현삼거리 한 상가. 채원영 기자
점포 정리 현수막이 붙은 이현삼거리 한 상가. 채원영 기자

◆이현삼거리~매천대교 잇는 고가도로, 예타 대상사업 미선정…"교통난 불 보듯 뻔해"

이현삼거리~매천대로 고가도로 건설이 계획보다 늦어진 것도 풀어야 할 난제다. 사업비 1천243억원(국비 469억원·시비 774억원)이 투입되는 이 도로가 건설되면 이현삼거리·매천대교에서 서대구역을 바로 연결할 뿐만 아니라, 신천대로에서 서대구IC를 거치지 않고 서대구역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도로 건설의 시작 단계인 예타 대상사업에 오르지도 못하면서 이 도로는 빨라야 2024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예타 대상사업에 선정하지 않은 이유로 "이 도로 건설은 인근 달서천 하수처리장 등의 이설 시기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수처리장을 이전하지 않으면 교각을 세울 수 없어 공사가 불가능한 탓이다.

더군다나 하폐수처리장 지하화는 이제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검증 단계인데다가 처리 용량과 기술 문제로 성공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어 고가도로 건설 여부는 더욱 안갯속이다.

이에 대해 이주한 서구의회 의원은 "이현삼거리와 매천대교를 잇는 고가도로를 서대구역과 동시에 건설해야 교통대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구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 조감도.
서대구 역세권 개발 조감도.

◆서대구역도 동대구역처럼?…복합환승센터 건립 진행 상황은

대구시는 지역 동서 균형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달서구에 들어설 신청사와 함께 상권을 활성화할 서대구 복합환승센터를 추진 중이나 이 또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서대구역 환승센터 구축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 중인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용역에서는 환승센터 건립 유무를 비롯해, 건립한다면 북부정류장과 서부정류장,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 등 어느 터미널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나올 전망이다.

대구시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 큰 성공을 거둔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처럼 유통 분야 앵커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투자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없는 상태다.

서대구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에다 기존에 형성된 상권도 끌어올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염색산단의 악취, 인근 제3산단 등 공업지역의 존재 등 단점도 적잖은 탓이다.

대구시 철도시설과 역세권개발팀 관계자는 "타시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민간 자본이 어떻게 하면 복합환승센터 건립에 매력을 느낄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구 인구가 줄고 경제도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서대구 역세권 개발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대구시는 민간 자본이 잘 투입될 수 있도록 초기부터 확실한 계획을 갖고 여건을 잘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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