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구멍가게 같지만 언젠간 대형 장난감 박물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13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서 만난 김민철 씨는 "비싸다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끼는 장난감이 가치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 주택가에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장난감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자 툭 치면 깨어날 것 같은 토이스토리 장난감부터 마블 피규어, 파워레인져, 레고 등 1천여 가지의 장난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15년동안 장난감을 수집해 온 김민철(30) 씨가 운영하는 '피터랜드 장난감 박물관'이다.
자신만의 '피터랜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소규모 박물관을 운영 중인 김민철 씨는 15살부터 장난감 수집에 몰두해왔다.
김 씨가 처음으로 장난감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05년 1월쯤이다. 유년시절 트랜스포머-비스트워즈 로봇을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구매하지 못했던 그는 안동의 한 문방구에 방문했다가 장난감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는 "우연히 들른 문방구에서 사지 못했던 장난감이 오래됐다며 헐값으로 팔리고 있었다"며 "발매한 지 오래된 장난감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한동안 염가로 판매하는 장난감만 구매했고 이때부터 장난감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장난감을 모아온 그의 박물관은 다른 박물관에는 없는 특별함이 있다. 보통 박물관은 비싸고 화려한 제품을 모으기 마련이지만 이곳에는 저렴한 완구 제품부터 전문적인 한정판 제품까지 다양한 품질의 장난감이 모여 있다.
그는 "16㎡ 남짓한 공간의 박물관이다 보니 공간이 좁아 화려한 전시장은 없지만 다양한 품질의 장난감과 벽칠부터 수납장까지 하나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그는 대학원 시절 사진을 전공하기도 했다. 장난감 사진도 잘 찍으려면 사람과 풍경 등을 찍는 것처럼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같은 지식을 바탕으로 그는 블로그와 유튜버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사실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 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씨가 15년간 모아온 장난감은 4~5천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1천개 정도의 장난감을 소유하고 있다. 공간이 부족한 데다 경제적인 부분으로 인해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그는 무작위로 판매하는 장난감을 구매한 뒤 중복되는 장난감을 판매하거나 도색 대행, 구매 대행 등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김 씨는 "어릴 적부터 찬찬히 모아 온 장난감이라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은 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마블 시리즈를 모으며 창작 장난감도 제작하고 있다. 그의 '데드폴, 마블유니버스 죽이기' 패러디 디오라마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소개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마블스튜디오 10주년 한정판 피규어와 마블 80주년 마블레전드 한정판 피규어도 전량 모았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하는 그루트 등도 3D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했다. 또한 토이스토리 캐릭터 등도 직접 제작했다. 최근 개봉한 토이스토리 속 '포키' 제작을 위해 포크숟가락 100개를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포키를 만들려고 찾아보니 1개만 팔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며 "남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고 있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어린시절 장난감을 만지며 '영웅'을 꿈꾼 것처럼 그의 포부도 크다.
김 씨는 "언젠가 대형 박물관을 차려 많은 사람들에게 장난감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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