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식료품을 미리 사두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대구시내 대형마트마다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마트 배달 예약도 꽉 찼고,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21일 오전 찾은 대구 북구 침산동 대형마트 3곳의 일부 제품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른 시간임에도 라면과 통조림 등 간편식 코너에는 빈 곳이 수두룩했다. 마트 관계자는 "3일 전부터 유통기간 긴 제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했다"며 "라면, 죽, 카레 등의 매출이 대폭 늘었다"고 했다.
냉동만두제품을 카트에 가득 담은 A(29) 씨는 "회사에서도 재택근무를 권고해 당분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만두랑 떡갈비를 잔뜩 샀다"고 말했다. B(34) 씨는 "집 옆 병원이 폐쇄돼 당분간 외출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이들과 함께 먹을 음식과 간식거리를 사놓으려고 왔다"고 했다.
쌀 코너에도 빈 곳이 곳곳에 보였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쌀 포대를 다량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늘었다. 고객 중 상당수가 인근 회사 직원임을 고려할 때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는 대신 직접 밥을 해 먹기 위해 미리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쌀 코너 담당 직원은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코로나가 만든 신풍경"이라고 했다.
대구의 일부 백화점과 전통시장이 폐쇄되면서 마트까지 폐쇄될까 미리 물품을 사러 온 고객도 있었다. C(44) 씨는 "폐쇄되는 곳들이 자꾸 많아지다 보니 이러다 마트도 폐쇄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 미리 나왔다"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일주일 식량을 한꺼번에 사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 찾은 한 대형마트는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후엔 휴점했다.

마트 온라인 상점 배달 예약도 꽉 찼다. 한 마트의 온라인 상점은 일주일에 가능한 배달 예약 건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마트 관계자는 "평소에는 200건 정도 배달 예약이 됐다면 이번 주에는 300건에 달해 25일까지 배달 예약이 안 된다"고 했다.
상황은 동네 마트도 비슷했다. 이날 정오에 찾은 북구 침산동의 한 중형마트엔 고객 10명 정도가 계산대에 줄 서 있었다. 고객들의 장바구니에는 라면과 햇반, 즉석식품, 계란 등이 가득했다. 라면과 통조림, 과자, 코너는 아침에 물건을 진열한 지 3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절반 이상 팔렸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얘기다.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 음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인근의 한 편의점 직원은 "밖에 나가 먹지 못하니까 도시락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며 "도시락 매출만 30% 증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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