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폐렴 증세로 경산의 고교생이 사망한 뒤, 실험실 중단 조치를 당한 영남대병원이 질병관리본부의 조치에 연일 강한 반발을 쏟아냈다.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은 20일 "검체 결과만 놓고 얘기를 해야지, 우리 병원의 검사실 오염, 판단 오류 등을 말한 것은 신중하지 못하고 과장된 발표"라면서 "지금까지 코로나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며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려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검사에 대해 제기한 문제와 관련, (질본이 밝힌 내용은) '어느 기관이건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보고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김 병원장은 "의학에는 뭐든지 단정적인 게 없으며 지금 기준에 맞지 않고 일부 오염이 보인다고 해서 모든 걸 오염이라고 단정 짓는 건 성급하며 학자적 자세를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문제를 제기했고 자발적으로 질본에 상의해 보자고 제의했다"며 "최소한 발표 전에 토론을 거쳤어야 했으며, 감사 결과도 아닌데 수사기관처럼 명령을 내리고 (검사를) 중지시켜 병원의 신뢰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7세 학생의 여러 검체 중 한 가지에 오염이 있다고 전체 검사실 중지 명령을 내리면, 그 중단으로 환자 치료가 지연되고 검사가 늦어지는 문제를 질본이 다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전날 질본은 고교생 사망에 대해 코로나19 음성이라고 최종 발표하면서 병원 측이 제출한 검체가 오염됐고, 실험실 오염 가능성과 기술 오류 등을 이유로 영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는 채취하되 분석은 다른 기관에 맡기도록 했다.
대구시의사회도 이날 '지역 대학병원의 코로나19 진단에 대한 신뢰성을 실추시키며 힘들게 싸우고 있는 대구시 의사들을 매도하는 행위'라며 질본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박원규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라도 CT소견과 임상소견을 종합하면 코로나 19감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고교생 사망의 다른 원인균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질본이 부검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많은 대구 의사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영남대병원의 반발이 이어지자 방역당국이 초기 검사와 재검사 과정 등을 설명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최종 '음성' 판정 후 실험실 오류 가능성 등을 제기한 것은 영남대병원 검사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영남대병원이 시행한 마지막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던 검체 하나는 '미결정' 상태였기 때문에 확진 검사를 한 것"이라며 "결과 확인 과정에서 음성 대조군도 유전자 증폭(PCR) 양성 반응을 약간 보였기 때문에, 혹시 양성 대조군 물질이 음성 대조군을 오염시킨 게 아닌가 하는 절차상 문제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일 질본과 진단검사의학회 전문가가 영남대병원 진단 과정을 살펴보고 오류가 교정되면 검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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