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했다. 당정청 회의에서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발표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졸속 발표에 졸속 변경이다.
사전 준비 없는 졸속 발표로 지급 대상인지 아닌지를 놓고 큰 혼란이 야기된 것도 그 배경이겠지만 '선심 경쟁'에서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속셈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위 70% 지급' 발표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국민 1인당 50만원 즉시 지급'으로 '맞불'을 놓자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쯤 되면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 피해와 상관없는 총선용 유권자 매수 자금으로 변질됐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아직 구조조정이나 급여 삭감 등 자구책에 들어가지 않는 대기업 임직원 등 코로나 피해가 없는 '모든 국민'이 지원금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란 명칭은 참으로 기만적이다. '긴급'도 아니고 '재난 지원'도 아니다.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찬 대표의 설명도 기만적이다. 이 대표는 "긴급 재난 대책에서는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국민 보호'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포퓰리즘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모든 국민이 피해를 본 것은 아니지 않나. 왜 이들까지 '보호'하려 하나. 그 이유는 '총선'말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총선용이라는 의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자영업자 등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신속한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일단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고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사후에 환수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여당의 발표에는 이게 없다. 그러니 코로나를 빙자한 총선용 돈 살포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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