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대로 먹어라!'식의 공천농단으로 텃밭 민심을 저버렸던 미래통합당이 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지도부가 단 한 차례도 대구경북(TK)을 방문하지 않는 결례를 범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자신이 출마한 서울 종로구 선거구를 뒤로하고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북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지역 정치권에선 통합당이 최대격전지인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강세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13일 출마 지역구인 종로에서 하루 종일 선거운동을 펼쳤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충북-대전-세종-경기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경기지역 후보들을 도왔고 신세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방송출연과 정책협약식 참석 일정을 소화하며 일익을 담당했다.

하지만 공식선거운동을 하루 남겨둔 13일까지 이들 지도부 가운데 TK에서 공식회의나 대중유세를 주도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김 총괄위원장은 13일 저녁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4일에도 통합당 지도부의 TK 방문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TK 민심이 통합당에 우호적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최대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후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생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선거를 이끌고 있는 지도부 가운데 전국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인사가 김종인 총괄위원장 한 명 뿐인 점도 텃밭에 결례를 범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총괄위원장은 지난 12일 "(대구·경북에) 사실은 제일 먼저 가려고 했는데 대구는 코로나 때문에 갔다 오면 '자가격리' 당할까봐 못 가는 것"이라며 "(우리) 후보들이 자신이 있으니 내려오지 말고 수도권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통합당이 너무 염치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낙하산 공천과 후보 돌려막기로 지역민의 의중을 무시했던 통합당이 선거기간 중에도 TK를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 국회의원, 영남지역 국회의원은 동메달 국회의원이라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선거기간 중에도 이런 대접을 받으면 총선 후 통합당의 태도는 불문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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