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여기에 강아지 데리고 오시면 안 돼요."
15일 오전 10시쯤 대구 달서구 두류1·2동 제4투표소. 힘겨운 걸음으로 투표소를 찾은 박판선(74) 씨는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었지만 기어이 유모차에 자신의 애견을 태우고 왔다.
박 씨가 유모차에 태워 동행한 반려견 복돌이(6·포메라이언)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자 투표 순서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눈이 일제히 복돌이에게 쏠렸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관리위원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그는 복돌이에게 연방 '투표하고 올게, 가만히 있어'라고 당부했다. 박 씨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복돌이는 주인을 기다리며 차분히 투표 현장을 지켜봤다.
박 씨는 복돌이가 4년째 병원에 있는 남편을 대신한 유일한 말벗이라고 했다. 원룸에서 24시간 같이 지낸 세월이 어느덧 6년. 둘은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서로 불안한 사이가 됐다고 했다.
박 씨는 "남들 눈에는 그저 강아지겠지만 나한테는 가족 그 이상"이라며 "새 일꾼을 뽑는 투표현장에 복돌이와 함께 나와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 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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