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서 왔다고 장사 못해?"…상인 내쫓은 창원 5일장

진해구 경화장서 상업활동 막아…상인들 "증상 없어도 막으니 불쾌"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 차원이라지만 상인, 시민단체 반발

경화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화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대구경북에서 온 상인들은 여기서 장사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지난 18일 열린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5일장인 경화장.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5일장으로, 그만큼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리는 장이다. 그런데 이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완장을 찬 사람들이 오더니 대구경북에서 온 상인들을 골라 장사를 못하게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새벽부터 준비를 해서 창원 경화장에 온 대구경북 상인들은 짐을 싸 되돌아가야 했다. 상인 A씨는 "말이라도 미리 해줬어야 헛걸음하지 않았을 거 아니냐"며 "어이가 없다 못해 수치스러웠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아니고 발열 증상도 없는데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특정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장사를 못하게 되돌려보낸 건 일종의 차별"이라며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지만 여전히 대구경북을 향한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확인 결과 실제로 창원지역 5일장에서는 대구경북에서 온 상인들의 상업활동을 금지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5일장이 폐쇄되자 창원지역 노점상인들이 재개장을 위해 타개책을 궁리했는데 그 중 하나가 대구경북에서 온 상인들의 상행위 금지였다.

창원지역 노점상 대표들은 창원시에 ▷대구경북에서 온 상인 5일장 장사 금지 ▷마스크 착용 의무 ▷손소독제 비치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재개장을 요구했고 창원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대구경북 상인들에게 장사를 못하게 한 건 시청의 방침"이라며 "다음 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됨에 따라 아직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장사를 못하게 한 건 일종의 차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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